[평양회담] 김정은·리설주 내외, 문재인 대통령 위해 준비한 음식
입력: 2018.09.19 01:05 / 수정: 2018.09.19 01:35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金 "기쁨 안겨주는 역사적 일 되리라 확신" 文 "신뢰와 우정이 있다"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이철영·신진환 기자] "식사 한 끼도 대접하지 못해 늘 가슴에 걸리고 늘 기다렸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18일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건넨 말이다. 지난 5월 북측 판문점에서 있었던 2차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이렇다 할 대접을 하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고, 이번 정상회담에서나마 답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내외와 특별수행원 등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은 무엇이었을까.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약밥은 물론 상어날개 등을 이용한 음식을 준비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이날 오후 8시 37분께부터 10시 53분까지 약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평양 목란관에서 환영 만찬을 했다. 남측에서는 공식·일반·특별수행원 200여 명, 북측에서는 수행원 50여 명 등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내외와 수행원들을 위해 내놓은 음식은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 등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테이블에는 홍성수삼인삼술, 평양소주, 와인 그리고 햄과 멜론접시 샐러드가 준비됐다. 연회 메뉴표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여사께서 주최하는 연회'라는 문구가 적혔다.

헤드 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노광철 인민무력상,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김영철 당 부위원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앉았다.

김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꽃피는 봄 계절인 지난 4월과 5월에 판문점 상봉에 이어 풍요한 가을에 이렇게 평양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여러분을 만나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회가 깊다"며 "민족 앞에 약속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며 평화의 새 시대, 민족번영 새 역사를 흔들림 없이 이어나가려는 굳은 마음을 안고 평양을 방문한 문 대통령 내외분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민족화해와 평화 번영의 새 시대로 당당히 들어서게 된 데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남모르는 고충을 이겨 내며 이러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문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달을 보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됐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을 더욱 절감한다는 심경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은 "여전히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힘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라면서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 있게 전진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것이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 선언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제반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거로 생각한다. 화해와 단합의 뜨거운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데 아낌없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의 이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 발전과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일로 되리라 확신한다"면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건강을 위하여,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한 남측의 귀빈들과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에서 2018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였던 것처럼 문 대통령 또한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답사에서 "봄에 가을에 다시 만나자고 우리는 약속했다. 그 약속대로 나를 평양으로 초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준 김 위원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가지를 보며 느낀 점을 전하면서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 돕고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며 남북 소통의 자유화를 향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의 협력은 대륙을 가르고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고 바다를 건너 아세안과 인도에 이를 것"이라며 "이를 위해 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을 것이다.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서 내실 있는 발전을 이루고,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라며 정상회담 출발 전 강조했던 내용을 거듭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도 중요한 의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항구적 평화와 평화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 완전히 새로운 결의인 만큼 여러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제게는 신뢰와 우정이 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넘어서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혁악단 단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현송월 삼지연관혁악단 단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어 "김 위원장과는 4월과 5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김 위원장과 나는 다정한 연인처럼 함께 손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왔던 사이"라면서 "우리의 도보다리 대화는 그 모습만으로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마침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한가위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온 겨레의 삶을 더 평화롭고 풍요롭게 하는 만남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의 만남이 북과 남의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한가위 선물이 되길 기원한다"며 건배를 제의하며 "위하여"라고 화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남측은 선물로 대동여지도(가로 420 X 930㎝)를, 북측은 유화 그림, 풍산개 사진 유화를 준비했다.

특히 그림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진행한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백두산 그림을 배경으로 찍었던 사진을 유화 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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