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8일 백화원 영빈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손에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평양정상회담 중계화면 갈무리 |
김정은도 사용했던 대만 HTC 휴대전화로 추정
[더팩트ㅣ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이원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포착된 장면마다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실세' 김 부부장이 '애지중지'하는 휴대전화는 과연 어디 회사 제품일까.
이날 김 부부장은 정상회담을 '총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기 직전엔 환영 행사장 곳곳을 다니며 현장을 점검했다. 직접 의장대에게 지시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문 대통령 내외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하기 전 미리 이동해 맞이하기도 했다.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 환영 행사 현장을 점검하는 김 부부장. 역시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있다. /평양정상회담 중계화면 갈무리 |
이처럼 매우 바쁘게 움직이는 김 부부장의 손엔 항상 휴대전화가 있었다. 검은색 케이스의 스마트폰이었다. 궁금증이 일었다. 혹시 김 부부장이 '삼성'의 제품을 쓰는 것은 아닐까. 마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했다.
김 부부장의 스마트폰은 케이스로 인해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모양 등을 통해 유추가 가능했다. 우선 카메라 렌즈, 조명(플래시)의 위치와 모양을 여러 회사의 제품과 비교해봤다. 아쉽게도 삼성 제품은 아니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도 아니었다. 사실 우리나라 제품이나 미국 제품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미리 예상했다.
C타입으로 보이는 김여중 부부장의 스마트폰. /평양정상회담 중계화면 갈무리 |
크기는 김 부부장의 손으로 반 정도가 가려지는 것으로 보아 보통 스마트폰보다 큰 모델이었다. 휴대전화 아래에 위치한 충전구는 'C타입' 모양이었다. 애플을 제외하고 최근 생산되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C타입 충전구를 사용한다.
이같은 특징을 놓고 여러 회사의 제품 사진과 비교했다. 결론적으로 김 부부장의 휴대폰은 HTC의 'U11' 모델과 가장 유사해 보였다. 대만 회사인 HTC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한 때 삼성과 애플을 위협했을 만큼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U11은 5.5인치 디스플레이로 보통 휴대전화보다 크기가 크다. 충전구도 C타입이며 무엇보다 조명과 카메라의 위치가 일치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도 "단정하긴 어렵지만 HTC의 모델과 가장 흡사해 보인다. 보통 회사별로 카메라 위치가 다른데 사진 속 휴대전화는 HTC 제품과 가장 유사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HTC의 'U11'이 김여정 부부장이 들고 있는 휴대전화와 가장 흡사해 보인다. |
김 부부장의 핸드폰이 HTC 제품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또 있다. 지난 6월에도 김 부부장이 HTC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지금과는 다른 모델이다. 그러나 보통 휴대전화를 새로 바꿔도 같은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아울러 김정은 위원장도 몇 년 전 HTC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보도된 바 있다. 즉, 김 위원장 일가 대부분이 HTC를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김 부부장의 스마트폰이 북한 제품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에도 5종의 스마트폰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외신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2013년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은 북한 기업이 만들었다. 북한의 스마트폰 5종은 '평양터치' '아리랑' '진달래3' '아리랑171' '푸른하늘 H-1' 등이다.
그런데도 김 부부장의 스마트폰이 HTC 제품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북한 제품의 경우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 최고실세인 김 부부장의 위치를 고려할 때 인터넷이 안 되는 북한 제품보다는 HTC 제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한편 김 부부장은 이번에도 전면에 나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본 회담에도 배석하면서 김 위원장 최측근, 실세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 2월 직접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주목받았다. 당시 친서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겼고, 이후 4·27 남북정상회담-2차 정상회담-평양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남북 대화의 장을 여는 직접적 역할을 김 부부장이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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