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정치권에 부는 제3지대론 '솔솔'…실체는?
입력: 2018.09.16 00:00 / 수정: 2018.09.16 00:00
정치권에 제3지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바른미래당(30석)과 민주평화당(14석) 사이에서 특히 평화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과 정동영 평화당 대표(오른쪽)/ 더팩트DB
정치권에 '제3지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바른미래당(30석)과 민주평화당(14석) 사이에서 특히 평화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과 정동영 평화당 대표(오른쪽)/ 더팩트DB

'신임대표 흔들기' '이합집산 궁리' '아직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정치권에 '제3지대론'이 급부상했다. 바른미래당(30석)과 민주평화당(14석) 내부에서 특히 그렇다.

최근 양당 일부에서는 2020년 총선을 겨냥해 소수정당들이 지지율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내년쯤에는 헤쳐모여식의 정계개편이 있지 않겠냐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들은 그 중심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꼽았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를 만한 넓은 스펙트럼과 그동안 제3지대론을 주장해온 만큼 정계개편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가장 먼저 유성엽 의원은 바른미래당 전당 대회 직후 손 대표가 당선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자유한국당으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은 다 가고 또 올 사람들 다 와서 중도개혁 지향의 단일대오를 지어야한다"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박지원 의원은 화답하듯 지난 6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계개편의 출발점이 손학규가 될 수 있다"라며 "바른미래당에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은 벌써부터 손 대표가 당선되니까 우리 평화당하고 통합하자고 한다"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지만 그동안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평화당에서 정책연구원장을 맡으며 활동을 했던 이상돈 의원도 제3지대론을 언급했다. 사진은 본회의장에 앉아있는 이상돈 의원의 모습./문병희 기자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지만 그동안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평화당에서 정책연구원장을 맡으며 활동을 했던 이상돈 의원도 제3지대론을 언급했다. 사진은 본회의장에 앉아있는 이상돈 의원의 모습./문병희 기자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평화당에서 정책연구원장을 맡으며 활동한 이상돈 의원도 제3지대론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7일 'YTN 라디오 정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갈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평화당에서 두세명 정도 민주당으로 갈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이 양당보다는 그래도 제3의 길을 추구하고자 하는 그런 의원들 중심으로 두 정당이 합쳐보게 되면 이른바 '제3지대 정당'으로서 다음번 총선에 한 번 해볼 수 있겠다. 이런 기대와 의지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최근 평화당 활동을 중단했다. 평소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손 대표가 당선되자 일부 언론에서는 이 의원이 자신의 거취를 손 대표와 의논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반면, 이상돈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에 대해 "근래, 외국에 다녀오는 바람에 손 대표를 만날 시간조차 없었다"라고 말했고, 평화당 활동에 대해서는 "당직이 없고 특별히 할일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비교적 당적 이동이 자유로운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은 "제3지대는 들어본 적 없다"라며 "거취 관련해서는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과정에서 무소속이 된 바 있고, 민주당 입당을 함께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어 언급을 삼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평화당 소속인 박지원·유성엽 의원이 당권경쟁에서 밀려나 신임 대표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사진은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 모습./문병희 기자
평화당 소속인 박지원·유성엽 의원이 당권경쟁에서 밀려나 신임 대표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사진은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 모습./문병희 기자

평화당 소속인 박지원·유성엽 의원이 당권경쟁에서 밀려나 신임 대표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평화당 전당대회 당시 유성엽 의원은 당 대표를 목표로했지만, 정동영 대표에 밀려 최고위원이 됐다. 박지원 의원은 최경환 의원을 당 대표로 지원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패배 뒤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평화당 관계자는 "전형적인 정동영 흔들기라는 목소리가 당내에 존재한다"라며 "지금은 당을 위해서 하나로 뭉쳐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박지원, 유성엽 의원 같은 당내 중진들이 경험과 연륜을 발휘해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제3지대론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금은 국민들이 정치개혁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때"라며 "그런데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계개편으로 간다면, 국회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몇 달 동안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당끼리 이합집산만 궁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가게 될까까 봐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직은 이른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2020년 총선 전에는 정계개편은 움직임이 있겠지만, 지금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라며 "이른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장수 미래경영 연구소장도 "조금 이르고, 1~2년 정도 총선전까지 걸릴 것이라고 본다"라면서도 "결국은 민주당과 통합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본다.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대선 주자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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