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제가 초보라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웃음 폭격'
입력: 2018.09.01 00:02 / 수정: 2018.09.01 00:02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30일 본회의 진행 중 깜짝 실수로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문 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지난달 30일 본회의 진행 중 깜짝 실수로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문 의장이 본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참으로 바쁜 한 주였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을 올리는 정당, 8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쉼 없이 일하는 국회, 2기 내각을 위해 개각한 청와대까지. 168시간 동안 정신없이 달려 9월이라는 도착점에 다다른 느낌이라고 할까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며, 8월 마지막 주를 돌아보겠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의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쇄신 의지' 드러낸 文 정부 개각, 평가와 시선은?

[더팩트ㅣ정리=임현경 인턴기자] -이번 주엔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극한의 폭염과 싸우다 차가운 비바람을 맞으니 몸이 축 처지고 오들오들 떨리더군요. 이렇게 지칠 땐 유쾌한 취재기로 기운을 북돋아야 할 것 같습니다.

-국회는 별다른 일을 한 것 같지 않은데 8월 임시국회를 지난달 30일 마무리했습니다.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날은 언제쯤일지 기다리기도 지치는 것 같습니다. 계절도 가을로 넘어가는데 국회도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또 해봅니다. 먼저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장은 딱딱한 분위기일 것만 같았는데 문희상 국회의장이 재미난 장면을 연출했다고요?

-네. 국회는 임시회를 열고 재난안전법 개정안 등 비쟁점법안 37건을 의결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작은 실수를 하면서 본회의장에 웃음이 넘쳐났어요. 국회에서 그렇게 크게 웃은 건 오랜만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말 한마디에 의원들과 취재진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국회=배정한 기자
지난달 30일 열린 8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말 한마디에 의원들과 취재진이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국회=배정한 기자

◆ '웃음 사냥꾼' 문희상, '아빠 미소' 정세균…국민도 웃을 수 있길

-사연은 이렇습니다. 각 상임위 소속 위원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에 앞서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는 절차가 끝나면, 의장은 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칩니다.

-그런데 문 의장이 법안 설명 이후 상정도 하기 전에 "투표를 다 마치셨습니까"라고 말한 겁니다. 안건을 올린 것으로 잠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일순간 '빵' 터졌죠(웃음). 심지어 취재진까지도 어깨가 들썩일 만큼 웃었고요.

-그 순간 20대 전반기 국회의장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문 의장의 실수에 정 의원은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특유의 미소를 보였습니다. 고개를 숙인 것은 웃음을 보이지 않기 위함으로 보였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 의장과 정 의원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죠. 그런 정 의원의 미소에는 임기 초반의 '초보' 의장인 문 의장을 향한 애정이 엿보였습니다.

-이뿐 아니라 문 의장은 '애드립'을 선보였는데요. 법안 설명이 끝나면 그 법안의 소관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잘~ 했어"라며 호응해주는 게 관행 아닌 관행입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회 법사위, 행안위, 농해수위 등에서 의결된 법안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해당 상임위원이 "잘~ 했어"라고 추임새를 넣었는데요, 이때 문 의장이 "아주 잘~했어!"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물론, 이때도 의원들이 껄껄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야는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 등 민생경제 법안 가운데 일부 법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쟁점법안에 대한 본회의 처리가 불발됐습니다. 이로 인해 8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는데요.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크게 웃었던 것처럼 서민들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국회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바른미래당은 9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영환(왼쪽부터), 손학규, 권은희, 이준석,하태경, 정운천 바른미래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14일 오후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바른미래당은 9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영환(왼쪽부터), 손학규, 권은희, 이준석,하태경, 정운천 바른미래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14일 오후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바른미래, 계파 내 네거티브 심화…바른정당 놀라게 한 국민의당의 '비밀'

-바른미래당은 이번 주 일요일(9월 2일)에 전당대회가 있는데, 직전까지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 것 같아요.

-네, 전대를 앞두고 바른미래당은 여러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성향과 출신 등이 다른 두 당,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두 집단 사이의 경쟁·갈등도 있고요.

-더 눈에 띄는 것은 같은 당 출신끼리 계파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의당 출신 박주원 전 최고위원은 '예비경선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어요. 박 전 최고위원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바른정당 출신 쪽보다는 같은 국민의당 출신 쪽이거든요. 그는 "안심(안철수 心)이 손학규 후보로 정해졌고,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입증할 다양하고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요즘 바른미래당을 바라보면서 약 한 달 전 바른정당 출신 관계자가 사석에서 제게 해줬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일방적 주장이었기에 그 당시엔 듣고 넘겼었던 것 같은데, 국민의당에 대한 얘기였거든요. "처음에 당을 합쳤는데 많이 놀랐다. 체계가 없고, 비밀이 많다. 심하게 말하면 당이 이렇게 운영될 수가 있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동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났지만, 불편한 심기만 내비친 채 급히 자리를 떠난 안 전 대표. /혜화동=신진환 기자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동에서 <더팩트> 취재진을 만났지만, 불편한 심기만 내비친 채 급히 자리를 떠난 안 전 대표. /혜화동=신진환 기자

-어떤 의미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비밀이 많다'는 말에 상당히 많은 의미가 담겨 있던 것 같은데요.

-적나라한 이야기들은 일방적이기도 하고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요즘 국민의당 출신에 대해 좋지 않은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최근 바른미래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는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에 대한 기사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들었던 그 '비밀'들이 결국 내부 갈등을 통해 최근 전대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 관련 논란과 그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갈등도 심한 상황인데, 바른정당 출신 국회의원들은 요즘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전대 상황을 보면 정운천·하태경·이준석 후보 등 바른정당 출신 후보들이 분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역 의원들은 굉장히 조용합니다. 유승민 전 대표 등도 전대 관련해선 아무런 말이 없고요. 요즘 기자들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을 만나보면 '상당히 힘이 없고 의욕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며칠 전 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에게 '요즘 전대를 어떻게 보고 계시냐'고 물으니 한숨을 푹 쉬면서 '잘 모르겠다'고 답하더라고요. 그 한숨 속에 아마 최근 당을 둘러싼 다양한 논란, 의혹 등에 대한 씁쓸한 심경이 담겨 있지 않을까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사진은 개각 명단에 오른 유은혜(왼쪽 위부터), 정경두, 성윤모, 이재갑, 진선미. /더팩트DB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사진은 개각 명단에 오른 유은혜(왼쪽 위부터), 정경두, 성윤모, 이재갑, 진선미. /더팩트DB

◆ 靑 개각 지라시 빗나간 '예상 밖 인물'…떨고 있는 환경부?

-군불만 지피던 문재인 정부 2기 개각 명단이 드디어 지난달 30일 베일을 벗었죠?

-네, 6·1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초 2~3곳 소폭 개각 전망이 나왔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최근 경제 지표 악화로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평가가 나왔습니다.

-청와대는 개각 시기를 사전에 공지했나요.

-개각 시기를 놓고 8월 30일이냐, 31일이냐는 전망이 있었는데 29일 저녁께 국회 안팎에서 30일 개각 단행설이 흘러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주요 언론들은 여권 고위 관계자발로 '30일 개각과 5~6곳 부처와 후보자 전망'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청와대는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확답을 주지는 않았고, 다만 "오후에 와서 얘기드리겠다"는 정도로 시그널을 줬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오후 3시쯤 개각을 발표한다는 것과 부처별 명단까지 지라시로 돌았습니다.

-교체 인사 중 눈에 띄는 인물은 누구였나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인물 적합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 개각 전까지만 해도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거든요. 나머지 4명은 이미 청와대와 국회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들입니다. 그런데 개각을 앞두고 진 의원의 이름이 지라시에 등장했고, 지라시 내용은 팩트가 됐습니다. 일각에선 성인식 논란을 빚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 해임 건의를 했던 정현백 전 장관이 역풍을 맞은 것이란 시선도 있었습니다.

-청와대는 1~2주 내 1곳을 추가로 개각한다고 하던데, 어느 부처인가요?

-개각 대상이 어느 부처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환경부 장관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개각 인사 발표를 앞두고 올 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초래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 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바 있습니다. 김 장관조차도 부처 실장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장관이 개각 대상에서 빠진 것을 놓고 일각에선 청와대가 후임자를 물색했으나 검증 과정에서 최종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이란 관측과 여성 장관의 비율을 감안해 유임한 것이란 해석도 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오경희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이효균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이선화 기자(이상 사진기획부)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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