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갈등 노출' 한국당 연찬회, "졸음과 싸운 의원은?"
입력: 2018.08.25 00:01 / 수정: 2018.08.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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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국회 개회 전 연찬회를 갖고 의견을 모으려고 했지만, 여전히 내홍의 불씨만 피웠다. 지난 20일 한국당 연찬회가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던 당시. /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은 국회 개회 전 연찬회를 갖고 의견을 모으려고 했지만, 여전히 내홍의 불씨만 피웠다. 지난 20일 한국당 연찬회가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던 당시. /이원석 기자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위기를 맞은 한국당은 연찬회를 갖고 결속을 다졌습니다. 그 와중에 내홍이 일며 '잡음'이 나오기도 했지만요.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불륜' 의혹이 거세진 배우 김부선 씨는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가 돌연 30분 만에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여러 이유를 얘기하고 있지만, 국민 입장에선 의심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의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김부선 "기자가 아니고 타락한 정치 기자 같다" 돌연 분노… 왜?

[더팩트ㅣ정리=이원석 기자]
-이번 주엔 일단 태풍 '솔릭'으로 인해 정치권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솔릭의 북상으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의 국회 청문회가 취소되는 등 정치권도 비상이었습니다. 제주, 호남 지방 등의 여러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한 피해 대책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솔릭이 오기 전, 여러 일들이 정치권에 있었죠? 일단은 국회 밖으로 나선 자유한국당 연찬회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보겠습니다.

한국당은 모처럼 국회가 아닌 밖으로 나와 특강을 열었지만, 의원들은 졸음을 참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다. 지난 20일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특강을 듣는 한국당 의원들이 곳곳에서 졸고 있는 모습. /이원석 기자
한국당은 모처럼 국회가 아닌 밖으로 나와 특강을 열었지만, 의원들은 졸음을 참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다. 지난 20일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특강을 듣는 한국당 의원들이 곳곳에서 졸고 있는 모습. /이원석 기자

◆모처럼 밖으로 나온 한국당, 대학 OT 분위기?

-한국당이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떠났죠?

-네, 우선은 한국당이 지난 20일 오전부터 과천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연찬회를 가졌습니다. 모처럼 외부로 나와서인지 다들 몸짓이 가벼워보였습니다. 사실 한국당에겐 이날이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들어 첫 연찬회이기도 했고요, 여러모로 결속을 다지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당 의원들에게도 굉장히 수줍은(?) 날이었다고 하던데요.

-네, 그날 한국당 의원들도 마치 소풍을 나온 듯 색다른 기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운동화를 착용하고 또, 청바지를 착용한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의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매우 격식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국회 밖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론 대학 OT(오리엔테이션)가 생각이 났습니다. 약간은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그런 현장 말입니다. 의원들도 양복을 벗고 격식없는 복장으로 서로 사적인 대화도 나누고, 인사도 나누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근데, '열공'과 '숙면'이란 제목으로 기사도 나갔잖아요? 지루했나 봅니다.

-네, 대부분의 시간이 특강이었는데요, 정말 놀랄 정도로 너무 열심히 특강을 듣고 질문하는 의원이 많았습니다. 근데 몇몇 의원들은 열심히(?) 졸기도 했습니다. 사실 김무성 의원 같은 경우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졸았습니다. 나중에 좀 개인적으로 물어보니 그 전날에 일정도 있고, 여러모로 개인적 일정이 너무 많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당 일정인데, 좀 열심히 들어주고 공부하고 했다면 훨씬 좋긴 했을 겁니다.

김병준 비대위에 불만을 토로하는 한국당 의원들. /이원석 기자
김병준 비대위에 불만을 토로하는 한국당 의원들. /이원석 기자

-그런데 김성태 원내대표가 굉장히 많이 나섰고 또, 언급된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네, 아무래도 김 원내대표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처음부터 분위기를 잡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직접 '우리는 야당이다'라는 제목의 발제까지 했습니다. 발제를 통해 김 원내대표는 "한 놈만 패야 한다는 정신으로 해야 한다"고 '들판론'까지 강조했는데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만 사실 중요한 건 이 자리에서 당내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겁니다. 이것도 참 재미있었던 게 이날 오후까진 별말이 없었거든요. 근데 이날 오후 예정됐던 '질의응답'이 도화선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잠자코 있던 친박계, 김태흠·김진태 의원 등이 질의응답만을 기다린 듯, 순서가 되자 손을 들고 불만을 성토했습니다. 특히 김태흠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김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이날 모두발언에서 "임시분할 체제의 보수를 끝내고 통합 보수 야당 건설을 위한 재창당 수준의 야권 리모델링도 심도깊게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원내대표께서 보수대통합이라는 화두를 모두발언에 던졌다, 시기적으로 신중하게 언급했으면 좋겠다. 일단은 우리 내부정리가 우선이고 정리가 완전히 된 다음에 그런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거였어요.

-김 원내대표 반응은 어땠나요?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정면만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당황할 만도 한 게, 그 때가 오후 5시가 넘었을 때였었거든요, 그 때까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무 말도 없다가 불만이 터져 나오니 김 원내대표도 많이 당황했을 겁니다.

배우 김부선 씨는 세간의 관심과 달리 경찰서에 들어간 지 불과 30분 만에 조사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왔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서 이재명 지사 여배우 스캔들 의혹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을 당시. /이효균 기자
배우 김부선 씨는 세간의 관심과 달리 경찰서에 들어간 지 불과 30분 만에 조사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왔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서 이재명 지사 여배우 스캔들 의혹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을 당시. /이효균 기자

◆'죽을 각오' 김부선, 30분 만에 조사 거부…기자에게 화낸 이유는?

-지난 22일 배우 김부선 씨가 분당경찰서에 출석했는데, 당시 돌발 상황이 많았죠. 세간의 이목도 쏠릴 수밖에 없었는데 말입니다.

-먼저, 베레모와 상·하의 모두 흰색으로 쫙 빼입은 신원미상의 남성이 김 씨의 차에 접근해 종이 뭉치를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간통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김 씨가 포토라인에 섰을 때 맞춰 등장하려고 했는데, 타이밍이 어긋난 거죠. 당사자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굉장히 멀찍이서,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종이를 뿌린 뒤 사라졌습니다.

-이후 김 씨가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며 비장하게 입장문을 낭독하고 들어갔는데, 30분 만에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는 얘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들려오는 겁니다. 이 역시 예상치 못한 일이었죠. 경찰이 15분 정도 김 씨를 설득했지만, 끝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야속하게도, 긴 머리에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시민들이 그날따라 참 많았습니다. 김 씨가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비슷한 복장의 시민들을 보고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간 김 씨로 착각했던 취재진은 허탈하게 웃었고, 시민들도 황당해하며 자리를 벗어났습니다(웃음).

-마침내 경찰서 밖으로 나온 김 씨는 변호사와 다시 올 예정이라 진술을 거부했고, 이날은 '언론인과의 약속'과 '중요 증거 제출'을 위해 출석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김 씨가 돌연 화를 낸 순간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한 기자가 '앞서 변호인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꾼 이유가 뭐냐', '말씀을 바꾸시면 신뢰감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등의 질문을 반복했어요. 그러자 김 씨가 그의 소속을 수차례 물으며 화를 냈습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SNS에 "기자가 아니고 타락한 정치 기자 같았다", "날 수차례 모욕하고 도발했다", "인신공격까지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해당 기자를 '악마'나 '일제시대 순사'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독자분들이 이에 대한 영상을 보고 직접 판단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측 입장은 다 들어봐야 하는 것이니까요.

청와대는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태풍 솔릭 북상과 관련해 대처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청와대는 한반도를 관통한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만전을 기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태풍 '솔릭' 북상과 관련해 대처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文대통령 전당대회 참석 불발… 왜?

-강력한 위력을 떨칠 것으로 예상됐던 19호 태풍 솔릭이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갔습니다. 청와대도 바짝 긴장했다면서요?

-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긴급 점검에 나섰고, 규제혁신 관련 외부일정을 연기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초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해온 만큼 위기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이날 몇몇 기자들은 태풍이 모든 뉴스를 삼켰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국가적 재난 위기까지로 가지 않아 청와대도 한숨 돌렸을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 탓에 문 대통령의 8.25 민주당 전당대회 참석도 불발됐다면서요?

-민주당 전대가 다가오면서 여권발로 문 대통령의 참석 전망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청와대는 외부 일정인 탓에 경호상 엠바고를 이유로 추측과 예측성 보도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문 대통령은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24일 알려졌습니다. 민주당 측은 대통령 참석을 전제로 전대를 준비했기에 아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여당 전대에 참석했었기 때문이죠.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5일 전당대회 참석설이 돌았지만,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5일 전당대회 참석설이 돌았지만,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청와대 제공

-전대 불참 쪽으로 결론을 낸 이유는 무엇입니까.

-태풍으로 곳곳에 피해가 발생한 상태이고, 최근 '고용쇼크'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불화설이 연일 불거지며 동반사퇴론까지 불거져 상황적으로 썩 좋지 않은 상황이란 게 일각의 시선입니다. 두 사람은 표면적으론 갈등을 봉합하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3일 오후엔 김 부총리가 지난 19일 당·정·청 긴급회의 후 문 대통령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곧바로 "사실무근입니다. 그 무렵 대통령과 만난 적도 없습니다"라며 해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불화설과 거취 문제가 계속 조명을 받으면서,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알려진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 청와대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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