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하락하며 집권 2년 차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14일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
안으로는 '협치' 밖으로는 '北 비핵화' 돌파구 모색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철옹성 같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취임 이후 70% 안팎을 유지하다 최근 50%대까지 떨어졌다. 6·13 지방선거 이후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비롯해 은산분리 완화 등 규제혁신 등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층 이탈로 해석된다. 문제는 지속적인 하락세에도 반등 요인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청와대 내부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내외적 '악재 대응'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약효'에 대한 전망은 현재로썬 가늠하기 어렵다.
◆ 참모진 '경제 이슈' 방어전…민생 경제 법안 '국회 협치'
대내적 악재는 '경제 현안'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소득 주도 성장을 강조해왔지만 가시적 성과보다 고용감소와 양극화 확대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소득 격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득주도성장의 대표 정책인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자칫 올해 자영업 폐업률 사상최고치를 달성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해 자영법 경제 정책을 비중 있게 다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후 소득 주도 성장의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기업 성장에 무게를 싣는 '규제혁신' 카드를 꺼냈다. 대표 정책이 산업자본(기업)의 은행소유를 제한한 '은산분리' 제도의 규제 완화다. 하지만 곧바로 반발에 부딪혔다. 이는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정부가 제조업 수출 경쟁력을 잃은 대기업에 금융업이란 먹거리를 내준 것이란 게 진보 진영의 지적이다. 정부는 대주주의 사금고화 부작용을 없애는 등 보완장치 마련을 전제로 했지만, 그만큼 현 상황에 대한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 관련 청와대 참모진들은 언론과 접촉면을 넓히며 방어전에 뛰어들었다. 윤종원 경제수석은 지난 6월26일 임명된 뒤, 경향과 한겨레, JTBC와 인터뷰를 했고 6일에는 청와대 출입 경제지 9곳과 합동 인터뷰를 했다. 윤 수석 임명 당시 정책기획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에서 일자리수석으로 승진한 정태호 수석도 지난달 한겨레와 인터뷰를 했다. 지난 6일 인선된 인태연 자영업비서관도 8일 MBC, CBS라디오에 출연했다.
타개책으로 문 대통령은 '국회 협치'를 제시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가진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번 회동과 관련해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회와의 협치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경제 현안과 법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앞당겨진 3차 남북 정상회담…지지율 끌어 올릴까
남북은 '9월 안 평양'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갖기로 지난 13일 합의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공동 발표를 하는 모습./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대외적 악재는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적대적 관계 해소에 합의한 바 있으나 현 시점까지 북쪽의 핵·미사실 시설 폐기와 미군 유해 송환, 한-미의 연합 군사훈련 유예 조치 외에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미국은 비핵화의 첫 조처로 현재 보유 중인 핵·미사일 시설 목록을 요구하고 있고, 북쪽은 체제안전 조처로 종전선언을 먼저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은 '9월 안 평양'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기로 지난 13일 합의했다. 이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애초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가을 평양'보다 앞당겨 만날 필요성에 양측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해석됐다.
만약 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지지율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남·북·미·중 4자 합의에 따른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외교안보 분야에서 성과가 나올 경우 국정 동력을 다시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데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남북이 3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를 정하지 못한 배경을 놓고 잡음이 나오고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일각에서 북한의 문 대통령 9·9절(북한 정권수립 기념일) 초청설이 나오는 데에 "(북한은 우리에게) 9·9절 참석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일각에선 북·미 관계의 변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정해진 이후 남북정상회담 날짜를 추후 남측과 협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3차 남북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 청와대가 "(회담 개최는) 9월초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힌 만큼,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국내일정으로 추석 등을 감안해 '9월 중순 회담 개최'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