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홍준표·김성태, 잇따른 '막말' 논란에…김병준만 '무안'
입력: 2018.08.01 00:00 / 수정: 2018.08.01 00:00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위) 전 대표와 김성태(오른쪽 아래) 원내대표가 최근 잇따라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홍 전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잇따른 구설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만 난감하게 됐다. /이새롬·문병희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오른쪽 위) 전 대표와 김성태(오른쪽 아래) 원내대표가 최근 잇따라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홍 전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잇따른 구설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만 난감하게 됐다. /이새롬·문병희 기자

김성태 "성 정체성 혼란' 발언에…김병준 "말을 아름답게" 강조했는데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연달아 구설에 오르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이끄는 김병준 비대위원장만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앞서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겨냥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의 발언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정치권에선 '고인의 죽음을 폄훼했다'는 등 지적이 쏟아졌다.

홍 전 대표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세상이 됐다"며 "맞는 말도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괴벨스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라고 반발했다.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 물러나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최근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 전 대표. /이새롬
6·13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 물러나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최근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을 비하하는 듯한 글을 올려 비난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 2터미널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 전 대표. /이새롬

며칠 지나지 않아 이번엔 김 원내대표가 정치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임 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구속된 전력이 있고,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데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전날 임 소장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통화를 감청한 것은 물론, 민간인 수백만 명을 사찰했다고 폭로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자가 60만 군을 대표해서 군 개혁 이야기하는 시민 단체 수장의 목소리를 과연 어떻게 받아드리겠느냐"고 임 소장의 성 정체성 문제를 끄집어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자가 60만 군을 대표해서 군 개혁 이야기하는 시민 단체 수장의 목소리를 과연 어떻게 받아드리겠느냐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병희 기자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향해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자가 60만 군을 대표해서 군 개혁 이야기하는 시민 단체 수장의 목소리를 과연 어떻게 받아드리겠느냐"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병희 기자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곧 비난이 쏟아졌다. 대부분 '개인정보 유출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무시다' 등의 내용이다. 당사자인 임 소장도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당 대표 입에서 나온 소리인지 시정잡배가 하는 소리인지 처음 듣고 믿기지 않았다. 이제 막장까지 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과연 찌그러지고 있는 정당을 살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 아니면 보수가 아니라 극우로 가겠다는 커밍아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임 소장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직전 대표로 여전히 당내 영향력이 큰 홍 전 대표와 원내지도부의 수장인 김 원내대표의 잇따른 실책으로 한국당 전체가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당의 '키'를 잡은 지 불과 한 달도 안 된 김병준 비대위원장만 무안하게 된 셈이다. 특히 두 사람은 나란히 '말'로 인한 논란에 휩싸였고,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로 여러 자리에서 재차 '정치 언어'의 변화를 강조해온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만 바꿔선 안 된다. 정치적 언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선 "야당이 표현하는 언어도 달라지고 정책적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의 '자살 미화 풍토' 발언 논란에 대해선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정치인은 말을 아름답게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결국, 이처럼 김 위원장이 취임 후 내내 강조한 방향이 한 달도 안 돼 당 핵심 인사들이 져버리면서 한국당의 쇄신을 향한 의심의 눈빛이 드리우게 됐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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