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민 체험 아니고 일하러 온 것"[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옥탑방 생활'을 비판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 "민생 현장을 우롱하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저는 여기 놀러 온 게 아니고 서민 체험하러 온 것도 아니다. 저는 여기 일하러 왔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앞서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박 시장에게 선풍기를 선물로 보낸 것을 두고 "신파 코미디"라며 "에어컨을 켜서 맑은 정신에 최대한 열심히 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비난했다. 또 "일요일 이른 아침 쉬고 있는 공무원들 동원해 전복죽 배달시켜 드셨다"며 "자기 직원들을 전복죽 배달부로 쓸 수 있는 서민이 있느냐. 이왕 서민 체험하는 거면 제대로 하시라"고 힐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시원한 에어컨 아래 대신, 뜨거운 시민 속에 있어 보니 잘 안 보이던 것들, 놓치고 넘어갔을 것들이 보인다. 동네 주민들과 식사하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 진정 살아있는 정책들이 들린다"고 응수했다.
그는 "제가 알기에 국회에서 아침 조찬간담회 때 보좌진들이 준비하는 죽과 같은 죽"이라며 "하 의원 주장대로라면 국회는 매일 보좌진을 동원해 황제식사를 하고 있다는 말이냐"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평소 그렇게 비판했던 홍준표 전 대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역공했다.
박 시장은 "걱정과 우려와 비판은 감사히 받겠지만,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를 우롱 거리로 만들어서야 되겠냐"고 불편한 심기를 재차 드러냈다.
박 시장은 강북 소외지역에 직접 살면서 강남·북 격차 해소 방안 등 문제점들을 찾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한 달 살이'를 시작했다. 30㎡(약 9평) 규모의 이 옥탑방은 침실과 집무실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