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양승태, 특수활동비 朴 전 대통령 로비에 사용?
입력: 2018.07.29 18:36 / 수정: 2018.07.29 18:36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특수활동비를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로비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대법원 특수활동비를 분석한 결과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당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영무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특수활동비를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로비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가 대법원 특수활동비를 분석한 결과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당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임영무 기자

참여연대, '상고법원 로비 의혹' 양승태 특활비 월평균 700만 원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상고법원 로비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가 박근혜 전 대통령 독대 전후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특수활동비를 박 전 대통령 로비에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 변호사)는 29일 '대법원 특수활동비, 누가 얼마나 어떻게 받았나?'를 제목으로 한 2015~2018년 대법원 특수활동비 지급내역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연도별 특수활동비 지급액 ▲수령인 그룹별(대법원장, 법원행정처장, 대법관, 법원행정처 판사) 특수활동비 내역 및 특징 ▲수령인 개인별 특수활동비 내역으로 구성됐다.

참여연대는 이번 보고서 분석 결과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활동비 내역에서 특이점을 발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한 날도 알려진 시기 특수활동비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양 전 대법원장이 지금 받은 내역을 월 단위로 분석한 결과, 2015년 3분기와 4분기, 그리고 2017년 4분기 지출된 특수활동비가 많았다. 월별로 보면 2015년 9월 1285만 원으로 제일 많으며, 그다음이 2017년 12월 1020만 원, 2015년 8월 1007만 원 순이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가장 적은 특수활동비가 지급된 시기는 2015년 3월과 4월로 각 400만 원이었다.

참여연대가 분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월평균 690만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6월 기자회견에 나섰던 양 전 대법원장.  성남=임영무 기자
참여연대가 분석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월평균 690만 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6월 기자회견에 나섰던 양 전 대법원장. 성남=임영무 기자

참여연대는 "2015년 3분기 특수활동비 지급액이 높은 2015년 8월 양 전 대법관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진행한 시기로, 당시 특수활동비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로비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참여연대가 분석한 결과, 대법원 예산에 특수활동비가 편성되기 시작한 2015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3년 5개월간 총 9억 6484만 원, 903차례에 걸쳐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년 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에 19명에게 2억 9993만 원, 2016년에 15명에게 2억 7000만 원, 2017년에 21명에게 2억 8653만 원, 2018년에(5월까지) 17명에게 1억 838만 원이 지급됐다.

특수활동비를 수령한 이들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 3년 5개월 동안 특수활동비(총 9억 6484만7000원) 중 대법원장(2명)에게 2억 8295만 원(29.3%), 법원행정처장(4명)에게 총 1억 7903만 원(18.6%), 대법관(20명)에게 4억 7351만 원(49.1%), 기타 법원행정처 간부(8명)에게 총 2934만 원(3.0%)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8년 5월 대법원장에게 지급된 특수활동비 금액 추이. /참여연대 제공
2015~2018년 5월 대법원장에게 지급된 특수활동비 금액 추이. /참여연대 제공

월평균 지급액이 가장 높은 것은 대법원장으로 월평균 690여만 원이 지급됐고, 법원행정처장에게 월평균 436여만 원이 지급됐다. 대법관들에게도 1인당 매월 1회 지급돼 연간 총 1200만 원(월 100여만 원)이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참여연대는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한 급액이 지급된 것은 특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 발생해 지급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당개념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법원장을 비롯해 특수활동비를 수령한 이들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사건 수사, 정보수집,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을 하는 이들이 아닌 만큼 대법원은 특수활동비가 왜 필요한지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양 전 대법원 시절에 특수활동비가 편성되기 시작한 사유도 설명돼야 한다"며 "이런 사유 설명 없이 취지에 맞지 않게 특수활동비를 계속 지급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참여연대는 2018년 남은 기간 특수활동비 지출을 중단하고, 2019년도부터 대법원 예산에 특수활동비를 포함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참여연대가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내역 분석 결과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정부 기관들의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의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 지난 6일 대법원에 2015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특수활동비 지출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해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cuba2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