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살 미화 풍토 발언 논란?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고 노회찬 의원의 사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설전을 벌였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당 대표 사퇴 뒤 당사를 떠나던 홍 전 대표. /문병희 기자 |
민주당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망을 두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자살 미화 풍토" 발언이 논란이 일자 홍 전 대표가 반박하고 나섰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미국에서도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예의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대표는 28일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이 미화되고 있다는 시각의 글을 자신의 SNS에 적었다. 그는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고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면서 "오죽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는 갑니다만 그래도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 다른 범죄"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그래서 더욱 잘못된 선택이다. 아울러 그러한 자살을 미화하는 잘못된 풍토도 이젠 고쳐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홍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29일 바로 지적하고 나섰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를 지낸 사람이라면, 응당 노회찬 의원의 비운에 대해 함께 걱정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홍 전 대표는 그렇게 잊히는 게 두렵나. 타국에서 잔혹한 노이즈 마케팅이나 벌이고 있는 홍 전 대표는 자중자애하시라"며 일종의 '콤플렉스'라고 비난했다.
홍 전 대표는 노 원내대표의 사망을 미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지난 27일 노 원내대표 국회장 영결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조사를 하던 당시. /배정한 기자 |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영화의 대사를 인용해 홍 전 대표를 비꽜다. 박 대변인은 "생전의 그를 그리워하며 추모의 물결이 더욱 크게 퍼져나가고 있는데, 일선으로 후퇴한 홍 전 대표에게는 그의 비통한 죽음이 오랜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뉴스거리였단 말인가"라며 "일기장 속의 낱말들이야 무엇이 되었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발 일기는 일기장에 쓰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가 그립고 권력이 고픈 홍 전 대표에게, 영화 '생활의 발견'의 유명한 대사를 들려드린다"면서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도 즉각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다시 글을 올리며 민주당의 발언을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같은 말을 해도 좌파들이 하면 촌철살인이라고 미화하고, 우파들이 하면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면서 "맞는 말도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괴벨스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무능한 홍 전 대표의 막말"이라며 "수많은 막말 어록을 남긴 홍 전 대표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촌철살인 어록의 정치인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막말을 하나 더 얹었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최 대변인은 "그 누구도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