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7일 장군 정원 감축을 골자로한 '국방개혁 2.0'을 발표했다. 사진은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 10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촛불집회 당시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과 관련한 조사단 설치를 발표하는 모습./이동률 기자 |
병력 규모 50만 명 감축…여군 비중 확대 및 방산 비리 원천차단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국방부가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오는 2020년까지 장군 정원을 현재 436명에서 360명으로 76명 감축하기로 했다. 지난 정권에서 군 반발로 흐지부지됐던 사안인 터라 문재인 정부에서 국방개혁의 추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국방부는 27일 오후 장군 정원 감축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 2.0안'을 발표했다. 국방개혁의 3대 목표로 '전방위 안보위협 대응'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정예화' 그리고 '선진화된 국가에 걸맞은 군대 육성'을 내세웠다.
크게 ▲군 구조(2022년까지 병력을 50만 명으로 감축 등) ▲국방운영(장군정원 감축 및 여군 비율 확대 등) ▲병영 문화(군 사법제도 개혁 및 장병 월급 인상 등) ▲방위사업(투명성 확립 및 국방R&D 역량 및 방산경쟁력 강화 등) 등 4가지 분야별로 세부 개혁안을 수립했다.
국방개혁에 필요한 중기 소요재원은 2019~2023년 5개년 간 270.7조원으로 추산했다. 전력운영비는 176.6조원, 방위력 개선비는 94.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다.
◆ '장군정원 감축' '병력 50만명 축소' '복무기간 단축'
국방부는 오는 2022년까지 장군 정원을 76명 감축하기로 했다. 사진은 송영무 국방장관과 전군주요지휘관들이 지난해 12월 8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임세준 기자 |
국방부는 장군정원 감축을 '국방개혁 2.0'의 핵심과제로 꼽았다.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장군정원 60명 감축계획을 수립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 40명 목표로 줄었다. 이마저도 2017년까지 실제 감축된 인원은 8명에 그쳤다.
현재 436명에서 축소키로 한 장군정원 360명은 1970년대 중반과 유사한 수준이다. 75명 감축인원 가운데 각 군별 감축규모는 육군 66명, 해·공군 각 5명이다.
1·3야전군 사령부 통합 등 부대개편, 국방부 및 방사청 일부 직위를 공무원으로 전환, 교육·군수·행정 등 비전투부대의 계급 적정화 등을 통해 장군 직위를 감축하되, 상비사단 부사단장, 잠수함사령부 부지휘관 등 전투부대의 장군 직위는 보강해 전투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61.8만 명인 상비병력을 육군에서 11.8만 명을 감축해 2022년까지 50만 명으로 조정키로 했다. 상비병력은 감축하되 국방인력 대비 민간인력 비중을 현재 5%에서 10%로 대폭 확대한다. 병력감축과 연계해 육·해·공군 부대구조도 개편한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장군 정원 감축 시기와 규모 비교./국방부 제공 |
군 복무기간도 3개월이 단축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 및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2017년 1월 3일 입대자부터 적용되며, 현재 군 복무중인 현역병도 혜택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육군·해병대는 '21개월→18개월'로, 해군은 '23개월에서→20개월'로 줄어든다. 다만, 공군의 경우 2004년 지원율이 저조해 1개월을 이미 단축해 '24개월 →22개월'로 2개월만 단축할 계획이다. 사회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은 '24개월→ 21개월', 보충역에서 편입된 산업기능요원은 '26개월 →23개월'로 각각 단축할 예정이다.
복무기간 단축 방법은 입대시기에 따라 복무기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2주단위로 1일씩 단계적으로 단축한다. 육군을 기준으로, 2018년 10월 1일 전역자(2017년 1월 3일 입대자)부터 2주 단위로 1일씩 단축하면 2021년 12월 14일 전역자(2020년 6월 15일 입대자)까지 단축이 완료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군 지휘구조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군 합참의장이 연합군사령관을 겸직하는 연합군사령부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합동참모본부는 작전기능 배분을 통해 전구작전수행에 최적화하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 여군 간부 8.8% 확대…병장 월급 67만6000원 인상
국방부는 오는 2022년까지 여군 간부 비중을 8.8% 확대하고, 병장 기준 월급을 67만6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국방부 제공 |
국방운영 인력 구조를 개선하고자 여군 간부비중을 2017년 5.5% (1만97명)에서 2022년 8.8%(1만7043명)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가족친화인증제도 도입, 군 어린이집 확충 등을 통해 여군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전체 예비군 규모는 275만 명으로 유지하되, 동원예비군은 현재 130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축소(동원기간 4년→3년)하기로 했다.
병영문화도 개선한다. 군 사법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평시 항소심(2심) 군사법원, 심판관 제도 및 관할관 확인조치권을 폐지하고, 각 부대 검찰부를 각 군 참모총장 소속의 검찰단으로 통합키로 했다. 또 영창제도를 폐지하고 인권보호관을 신설하며 군 범죄피해자를 위한 국선변호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더불어 군인의 정치적 중립 준수 및 보장을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장병 복지 증진을 위해 장병 봉급을 2017년 병장 기준 40만 6000원에서 2022년까지 병장 기준 67만 6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부대별 특성과 작전환경을 고려해 병사의 평일 일과 이후 외출 확대 및 휴대폰 사용 허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종합적인 군 의료체계 방전방안을 도출해 추후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 방위사업 비리·부실 원천 차단 및 경쟁력 강화
국방부는 오는 방위산업 비리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사진은 송영무 장관이 지난 2017년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임세준 기자 |
방위사업 분야는 비리·부실의 근본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방점을 뒀다. '방위사업중개업' 양성화, 퇴직공직자 음성적 활동 차단으로 군(軍)·산(産)유착을 근절하는 등의 예방적 비리대책을 강화한다. 특히 뇌물수수와 같은 악성비리는 가중(1.5배) 처벌키로 했다.
국방R&D역량과 방산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R&D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ADD·국방기술품질원·방산업체의 기능·역할을 전면개편하고 기술기획·평가 전담기관 신설과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 제정 등으로 기술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을 체계적 육성하고,'지체상금 상한제' 확대(R&D→ 초도양산) 등 방산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하며 절충교역 제도개선(기술획득→방산수출 중심) 등 맞춤형 수출지원으로 높은 부가가치와 질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수출중심의 방위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분산된 방산육성 기능을 모아 '방산진흥원'을 신설하고'방산진흥법'을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번 국방개혁안과 관련해 "장군정원 감축은 군이 제살을 도려내는 가장 어려운 과제임에도 각군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며, 향후 국방개혁의 추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