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 북한은 미군의 유해를 송환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판문점 선언' 발표를 마친 뒤 박수를 치는 모습./더팩트DB |
北, 27일 미군 유해 송환…靑 "시기, 규모 등 모두 열려 있다"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65년 전인 1953년 7월 27일, 전쟁은 멈췄다. 판문점에서 미국과 중국 북한 등 3국은 정전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남북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명시했다. 다만 아직 속도는 더디다. 하지만 북한이 정전협정 65주년인 27일, 미군 유해를 송환하면서 종전선언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 정전협정 65주년, 北 미군 유해 송환…美 태도 전환하나
북한은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미군 유해를 송환했다. 이날 오전 북한 원산으로 갔던 미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미군 유해 55구를 싣고 오산으로 복귀했다.
북미회담 공동성명 '제4항'은 '북미는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명시했다.
미군 유해 송환은 북·미 관계의 상징적 조치다. 적대적 관계를 해소하고, 미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동시에 미국도 종전선언을 이행하라는 압박이란 해석이다.
북한은 북미 후속 협상 과정에서 '조기 종전선언'을 요구했다. 단계적 행동원칙을 강조해온 북한이 미국의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압박을 받자,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공언한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기 등의 선제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요구로 관측됐다. 체제보장의 첫 시작단추로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미국은 역으로 핵 시설 동결과 핵 리스트 제출 등을 요구하면 종전선언을 추가 협상카드로 내세웠다. 북한이 '행동'에 나선 만큼 미국의 '행동'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종전선언 8월? 남·북·미·중 4자?…靑 "가능성 열려 있다"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은 27일 한국전쟁 중 북측에서 사망한 미군의 유해가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로 송환되고 있다./임영무 기자 |
관건은 종전선언 시기와 주체다. 당초 정전협정일인 7월 27일이 유력했으나 이미 물 건너갔고 최근 '8월 가능성'이 부상했다. 지난 25일 청와대는 '정부가 내달 4자(남·북·미·중)가 모이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종전선언 추진 속도가 지지부진해져선 안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뒤따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8월 종전선언과 관련해 "가급적 조기에 종전선언이 이뤄졌으면 하는 게 우리 정부의 바람"이라며 "이를 위해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다음으로 9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전후란 분석도 꾸준히 나온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9월엔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이 있어 종전선언의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
종전선언의 주체는 남북미 '3자'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남북미 3국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정전협정의 당사국인 중국의 참여로 '남북미중 4자'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김 대변인은 "8월이냐 4자(남북미중) 등에 따라 형식, 시기, 모두 다 열어놓은 상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