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송영무 vs 기무사, 거기서 '하극상' 논란이 왜 나와?
입력: 2018.07.26 00:00 / 수정: 2018.07.26 00:00

지난 24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무사령부 관계자들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앞)의 진술이 엇갈리며 하극상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술하고 있는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송 장관. /남윤호 기자
지난 24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무사령부 관계자들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앞)의 진술이 엇갈리며 '하극상' 논란이 일었다. 사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술하고 있는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송 장관. /남윤호 기자

"계엄령 관련 모든 의혹 밝혀야… '하극상' 논란 자체가 아이러니"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지난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부결될 경우를 대비해 국군 기무사령부가 '계엄령'을 준비했다는 내용이 담긴 일명 '기무사 문건' 논란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기무사 관계자들의 '하극상' 논란으로 번졌다.

'하극상' 논란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무사 계엄 문건과 관련된 질의를 이어가던 중 확전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기무사 관계자들이 송 장관과 엇갈린 진술을 한 것이었다. 민병삼 100기무부대장(대령)은 증인 발언대에 서서 "송 장관이 지난 7월 9일 오전 간담회에서 '내가 법조계에 문의를 해 보니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 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간담회에 14명이 참석했고, 저는 기무사와 관련된 말씀이어서 명확히 기억한다.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의 명예와 양심을 걸고 답변한다"고 했다.

이에 송 장관이 '발끈'했다. 송 장관은 표정이 일그러진 채로 "완벽한 거짓말"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에 대해 재차 묻는 국회의원을 향해 "대한민국의 대장까지 마치고 장관하고 있는 사람이 거짓말하겠나. 그건 아니다. 그렇게 장관을 얘기하시면 안 된다"며 불쾌해했다.

아울러 송 장관은 계엄문건 처리를 놓고도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진술이 달랐다. 이 사령관은 지난 3월 계엄 문건을 송 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3월 16일 오전 10시 38분에 장관실에 들어가 위중함을 인식할 정도로 20분 정도 대면 보고를 했다"고 진술했으나 송 장관은 실제 보고시간은 5분가량이었다고 반박했다.

송 장관은 계엄 문건과 관련한 기무사의 발언으로 진실논란에 휩싸였다. 24일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송 장관. /남윤호 기자
송 장관은 계엄 문건과 관련한 기무사의 발언으로 진실논란에 휩싸였다. 24일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는 송 장관. /남윤호 기자

◆일부 언론·한국당 "하극상" vs 민주당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몰고가지 마라"

곧 논란은 커졌다. 일부 언론과 한국당은 즉각 해당 장면에 대해 '하극상'이라고 포현하며 군 기강 관련 비판들을 쏟아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강이 무너진 국군의 현주소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북핵 위기와 남북대치 상황이 여전한 가운데 이렇게 기강이 무너져서 과연 군령이 바로 설 수 있을지, 국가안보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송 장관이 대통령 눈치를 살피다보니 장관으로서 자신의 부하들로부터 하극상을 당했다"며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국군인지 우리 국민들은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극상'에 대한 지적과 송 장관 책임론이 커지자 민주당은 기무사를 향해 "현 국방부 장관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개혁 의지를 좌초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장관을 거짓말쟁이, 말실수 하는 사람으로 몰고 가는 구도에 대해 언론과 군 조직은 문건의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이 쿠데타 조직의 엄청난 보고를 받고 그 조직적 저항이 어떤 선까지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신중한 자세로 즉답을 회피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무사 등의 반발은) 달을 가리키는데도 손가락이 굽었다거나 삐딱하다고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악수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 /뉴시스
악수하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 /뉴시스

◆"'하극상' 논란 자체가 아이러니"

익명을 요구한 한 군 출신 인사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하극상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며 "우선 진술이 다르다고 그저 하극상이고, 반발이라고 몰고가는 것부터 잘못된 것이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고 지금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다짜고짜 하극상으로 이번 논란을 끌고 가는 것은 문제"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 "중요한 건 시작부터 최근까지 계엄령 논란에 대한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한국당도 민주당도 정치 프레임에 갇혀서 본질을 흐리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방위 소속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진실은 밝혀져야 하지만, 하극상은 무슨 하극상인가. 요새 군대는 옛날과 달라서 정의롭지 않은 명령에 대해선 거부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육군 대령이 무슨 항명(抗命)을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논란의 당사자인 민병삼 대령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하극상' 지적에 대해 "사실을 말한 것이 징계대상인가. 하극상인가. 장관을 모시는 참모는 진실된 자세로 모셔야 한다. 본인이 말해놓고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모습이 개탄스러워 진실을 밝힌 것 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민 대령은 지난 23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25일) 오후 계엄령 문건 작성과 관련해 국방부 특별수사단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국회 국방위 협의를 거쳐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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