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동료 정치인들이 기억한 '노회찬'
입력: 2018.07.24 00:05 / 수정: 2018.07.24 00:05
고 노회찬 의원을 기억하는 동료 의원들은 하나같이 약자를 위해 살았던 정치인으로 기억했다. 23일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사진=뉴시스
고 노회찬 의원을 기억하는 동료 의원들은 하나같이 약자를 위해 살았던 정치인으로 기억했다. 23일 사망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사진=뉴시스

故 노회찬 의원 빈소 찾은 동료 정치인들 "정의로운 사람" 한목소리

[더팩트ㅣ신촌=이원석 기자] "노회찬 의원은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23일 사망한 노 의원을 이같이 기억했다. 이날 오후 여러 동료 정치인들이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 마련된 노 의원의 빈소를 찾았다. 여러 정치인들의 눈가엔 눈물이 고였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조문 직후 취재진을 만나선 살아생전 노 의원의 모습을 회상했다.

빈소가 열리기도 전에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청천벽력같은 일"이라며 "평생을 약자 편에 서서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헌신했던 노 의원의 정신이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너무나 안타깝고 한국 정치의 귀한 자산을 잃게 돼 애통하다"고 심경을 밝히며 눈물을 훔쳤다.

이틀 전까지 방미 일정으로 함께 시간을 보냈던 원내대표단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오후 6시 4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원내대표단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동지로서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미국에서 최선을 다하신 고인의 모습을 우리 모두 잊을 수가 없다"고 침통해 했다.

고인과 함께 미국에 다녀왔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빈소에서 고인의 모습을 우리 모두 잊을 수가 없다며 슬퍼했다. 사진은 여야 원내대표단이 노 의원 빈소를 조문한 직후 심경을 전하는 모습. /뉴시스
고인과 함께 미국에 다녀왔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빈소에서 "고인의 모습을 우리 모두 잊을 수가 없다"며 슬퍼했다. 사진은 여야 원내대표단이 노 의원 빈소를 조문한 직후 심경을 전하는 모습. /뉴시스

김 원내대표는 미국에서 노 의원의 모습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공식 일정을 다 마치고 난 뒤 워싱턴에서 마지막 이별주를 기울였다. 본인이 방미 기간 중 가장 홀가분한 마음인 듯 했고, 특히 홍 원내대표, 저와 노동운동을 이야기하면서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근데 갑자기 오늘 이런 비극을 접해 말을 잇지 못할 정도의 충격"이라고 슬퍼했다. 옆에서 비통한 표정을 짓던 다른 원내대표들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마 답하지 못한 채 돌아섰다.

공동 교섭단체로 함께 활동한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그동안 노동계를 대변하고 진보적인 개혁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라고 노 의원을 평가했다. 이어 황망한 표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시고 이렇게 인생을 마무리하셔서 정말 슬프고 참담하다"고 애도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빈소를 나온 뒤에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진 의원은 "정말 다정다감하고 훌륭하신 분이다. 그분이 지금까지 보여주신, 또 살아오신 삶의 무게와 영향력은 그 누구보다 훨씬 더 강하다"며 "이렇게 헛헛하게 마무리된다는 것이 참 고통스럽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고등학교 동창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노 의원은 누구보다도 칼날 같은 자기 검열을 일생동안 했던 사람"이라며 "마지막까지 저의 스승이자 정치적 기준점"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노 의원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노 의원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위로하고 있다. /뉴시스

이외에도 여러 정치인들이 빈소를 찾은 뒤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우리 정치가 참 비극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던 노 의원이 이렇게 황급하게 가신 것에 대해 너무나 충격이 커 고통을 금할 수 없다"며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국회 부의장은 "노 의원은 저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참 아끼고 좋아하던 후배 국회의원이었다"며 "마음이 너무나 고결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워 했다.

장례 첫날인 이날 늦은 시간까지 많은 정치인들과 지지자, 시민, 노동자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됐다. 조문객들은 하나 같이 슬픔에 잠긴 표정이었다. 통곡하는 이들도 있었다.

노 의원의 장례는 '정의당 장'으로 5일간 치러진다. 오는 27일 오전 9시에 발인한 뒤 오전 10시엔 국회에서 국회장으로 영결식이 진행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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