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 유서 남기고 사망…정치권 "충격" 애도 물결 (종합)
입력: 2018.07.23 13:58 / 수정: 2018.07.23 13:58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9시 38분경 자택인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가운데 사고 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신당동=김세정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9시 38분경 자택인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한 가운데 사고 현장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신당동=김세정 기자

노회찬 "금전 받았지만 청탁과 무관"…정의당 "억측·무분별 취재 삼가" 요청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 사망했다. 청와대 정치권도 노 의원 갑작스러운 사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께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변사 상태로 아파트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노 의원은 아파트 13동 3·4호라인 현관에 쓰러져 사망한 채로 발견됐으며, 17층~18층 계단 창에 변사자 외투 및 외투 내에서 지갑(신분증)·정의당 명함·유서성 글이 발견됐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노 원내대표의 생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문병희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노 원내대표의 생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당시. /문병희 기자

경찰이 발견한 노 의원의 유서성 글에는 "드루킹 관련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는 내용 및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노 의원의 소속 정당인 정의당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를 삼가주실 것을 언론인 여러분께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오늘 오전 우리당 노 원내대표에 대한 갑작스럽고 황망한 비보가 있었다"며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건과 관련한 대략의 사실관계는 경찰의 발표와 같으며 자세한 상황은 저희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노회찬 의원 사망 관련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노회찬 의원 사망 관련 긴급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미국을 함께 방문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너무 가슴 아프고 비통하다"면서 "귀국 마지막 날 술 한 잔 대접한 게 끝이었다. 귀국 전날 밤 술 한잔하면서 오랜만에 노동운동 회고하면서 얘기했던 게 눈에 선하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굉장히 큰 충격이다. 미국에서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토요일 1시 비행기 타고 왔는데, 그 전날 금요일 저녁에 5명이 모여 맥주 2시간 정도 했다. 와인과 맥주. 일정 다 마치고 했는데 전혀 그런 기색 보이지 않았다"며 "아침에도 정상적이었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야 정당들은 노 의원의 사망에 정쟁을 멈추고 그를 애도했다. 여야는 노 의원 사망과 관련해 '진보의 상징이 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노 의원은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상징으로서 정치인이기 이전에 시대정신을 꿰뚫는 탁월한 정세분석가이자 촌철살인의 대가였다. 노회찬 의원이 지향했던 진보와 민주주의 가치들은 후배 정치인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에게도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비통해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자신의 자택에서 투신해 숨진 가운데 비보를 접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비통한 표정으로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자신의 자택에서 투신해 숨진 가운데 비보를 접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비통한 표정으로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확고한 정치철학과 소신으로 진보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노 의원의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의 사망은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현실에서의 고뇌는 모두 내려놓으시고 영면에 드시길 바란다. 유가족과 정의당 당원 여러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큰 별이 졌다"면서 "노 의원은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 서서 기득권의 강고한 벽에 온몸을 던져 항고했던 대한민국 노동 운동과 진보정치의 산증인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노 의원의 사망에 일정을 취소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아침에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며 "노 의원, 편히 쉬시기를 빌겠다"고 말했다.

노 의원의 사망 소식에 청와대는 당초 오전 11시 50분에 예정됐던 문 대통령의 국민청원 답변도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청와대 SNS 생방송에 출연하기로 돼 있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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