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너는 내 운명' 홍준표·안철수의 '동행(同行)'
입력: 2018.07.16 00:06 / 수정: 2018.07.16 00:06

홍준표(왼쪽)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전 대표가 나란히 정치적 휴지기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 전 대표와 다음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휴지기를 가질 것이라고 알린 안 전 대표. /이새롬·이선화 기자
홍준표(왼쪽)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전 대표가 나란히 정치적 휴지기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홍 전 대표와 다음 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휴지기를 가질 것이라고 알린 안 전 대표. /이새롬·이선화 기자

나란히 정치 '휴지기' 돌입한 洪·安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홍준표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나란히 정치 활동 '휴지기(休止期)'에 들어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안 전 대표는 조만간 독일로 떠날 계획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2, 3위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기도 했던 두 사람의 행보는 여러모로 닮은 모습이다.

홍·안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대선에 각각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사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최대의 경쟁자이기도 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속에 두 사람의 2위 다툼은 치열했다.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선 안 후보가 앞선다 싶더니 대선 본선에선 홍 전 대표가 2.62% 차이로 이겼다. 홍 전 대표는 24.03%, 안 전 대표는 21.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홍 전 대표(왼쪽 두번째)와 안 전 대표가(오른쪽 끝) 비슷한 시기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해 19대 대선 출마 당시 대선 후보들. /국회사진취재단
홍 전 대표(왼쪽 두번째)와 안 전 대표가(오른쪽 끝) 비슷한 시기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해 19대 대선 출마 당시 대선 후보들. /국회사진취재단

두 사람은 대선 패배 직후 책임을 지고 동시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분간 모습을 감출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내 약속이라도 한 듯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각각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정계에 복귀했다. 그리고 무리 없이 당권을 쥐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불과 네 달도 지나지 않아 대표직에서 재회한 것이었다.

대표직을 수행하면서도 여러 비슷한 상황들이 두 사람에게 나란히 닥쳤다. 홍·안 전 대표는 모두 당내 확고한 지지층을 가졌지만 반대파의 반발에 적잖이 시달렸다. 따라서 두 사람이 당권을 잡은 동안 한국당과 국민의당에선 계파 갈등도 끊이질 않았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6월, 홍 전 대표는 선대위원장으로 한국당의 6·13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했다. 안 전 대표는 직접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결과는 둘 다 참패였다.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민주당에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안 전 대표는 김문수 한국당 후보에도 밀리며 3위로 선거를 마감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 이후 줄곧 비슷한 행보를 밟고 있다. /더팩트DB
홍준표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 이후 줄곧 비슷한 행보를 밟고 있다. /더팩트DB

선거 과정 자체에서도 두 사람을 향한 당내 회의적 시각들과 반발들이 심해 상처도 많았다. 결국 두 사람은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현재, 홍·안 전 대표에게 쏟아지는 질문 중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동일하다. 정계 은퇴를 할 것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은 역시 그럴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것 마저도 같다. 홍 전 대표는 미국으로 떠났지만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중으로 정계 복귀할 뜻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도 이날(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해외에 나가 체류할 계획을 밝혔지만 추후 정계 복귀 여부에는 여지를 남겼다.

사실 매스컴을 통해 나타나는 두 사람의 사이는 항상 서먹서먹해보였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듯 유난히 안 전 대표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고 안 전 대표도 홍 전 대표를 반기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정치적으로 서로에게 거울이 돼 주고 있었다. 함께 걷지는 않지만 똑같이 걸으며 '동행'하고 있는 셈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시기 휴식기에 돌입한 두 사람은 과연 정치 인생 결말 마저 닮을까.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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