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안희정 아내 민주원 "김지은, 애인 만나는 느낌"
입력: 2018.07.13 17:29 / 수정: 2018.07.13 17:55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 씨가 1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열린 안 전 충남지사의 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눈물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당시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 씨가 13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303호에서 열린 안 전 충남지사의 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눈물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당시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민 씨 "김 씨가 남편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울먹

[더팩트ㅣ서울서부지법=신진환 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 씨가 법정 증인대에 서 남편을 적극 옹호했다. 민 씨는 남편의 수행비서였던 피해자 김지은 씨의 행실을 문제 삼았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위력 행사'가 없었다는 취지인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3일 오후 303호 법정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취재진을 피해서 특별 통로를 이용해 법정에 들어선 민 씨는 다소 초췌해 보였다. 민 씨는 이날 안 전 지사 측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민 씨는 김 씨가 수행비서로 일하는 걸 보면서 수차례 불쾌한 느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안 전 지사의 출근길에 따라 나가다 김 씨를 처음 봤다"며 "보통 수행비서는 (관용)차 문을 열고 기다리는데 피고인에게 달려오더라. 볼에 홍조가 띤,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다 재판부로부터 "감정적 평가는 꼭 필요한 사안이 아니면 자제하고 사실관계 위주로 말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청남도 도지사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안 전 지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청남도 도지사에 대한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안 전 지사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민 씨는 김 씨의 평소 행동을 꼬집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쯤부터 업무가 끝나고 (김 씨가) 나의 인사를 안 받았다. 꼭 이름을 부르고 인사를 건네는데, 두 번 세 번 네 번 반복되니까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씨와 (저는) 사이가 좋았다고는 볼 수 없다. 마주치거나 만날 때 김 씨는 늘 표정이 어색하고 불편했다. 웃긴 웃는데 반갑게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해서 웃는 모습이었다. 김 씨가 선물로 준 비누를 옆 직원에게 줬다"고 했다. "민 씨와 잘 지냈다"는 취지의 김 씨의 진술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민 씨는 지난해 8월 안 전 지사와 충남 보령시 죽도 상화원 리조트에 부부 동반 모임을 갔을 당시 김 씨가 침실에 들어온 것을 봤다고 했다. 그는 "중국 대사 부부를 1박2일로 대접했는데, 1층에는 김 씨가, 2층에는 남편과 함께 숙박했다"며 "잠귀가 밝은 편인데 나무 복도였던 삐걱거리는 계단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김 씨가) 문을 살그머니 열고 발끝으로 걷는 소리가 났다"고 회상했다.

이어 민 씨는 "당황스럽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실눈을 뜬 채 지켜봤다. 싱글 침대가 2개였는데, 김 씨가 침대 발치에서 봤다"고 말했다. "(잠에서 깬) 피고인(안 전 지사)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다정하게 말해 그것도 불쾌했다"고 당시 감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는 이후 '앗', '어'라면서 도망치듯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휴대전화를 봤더니 (오전) 4시5분이었다"며 구체적인 시각까지 진술했다.

민주원 씨와 안희정 전 지사. 사진은 지난 19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민 씨를 소개하고 있는 안 전 지사./뉴시스
민주원 씨와 안희정 전 지사. 사진은 지난 19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지지자들에게 민 씨를 소개하고 있는 안 전 지사./뉴시스

민 씨는 "김 씨가 다음 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일했다"며 "그날 저녁 행사가 다 끝나고 관사에 돌아올 때까지 아무 말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 씨가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자 안 전 지사는 "(사과) 안 했어?"라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민 씨는 "김 씨가 그다음 날 오전에 사과하면서, '술을 깨려고 2층에 올라갔다가 제 방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갔다'고 사과했다"면서 "내가 '조심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씨가 남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 싶어 불안했지만, 공적 업무수행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어 수개월간 불쾌함을 감췄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씨가 남편을 좋아하는 것은 알았다. 불안했다"면서도 "남편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며 울먹였다.

안 전 지사는 아내의 진술 과정에서 종종 손으로 눈을 지그시 누르는 행동을 보였다.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1시간 10여 분 동안의 증인신문 내내 아내가 앉아 있는 증인석 반대 방향으로 조금 몸을 틀어 앉았다. 안 전 지사와 민 씨는 서로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았다.

재판부는 16일 심리분석 전문가를 불러 비공개 감정증언 등을 진행한 뒤 24일 결심공판을 열 방침이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 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 3월 5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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