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왜 그럴까?' 민주당, 지지율 뚝뚝…내부서도 위기감
입력: 2018.07.13 00:05 / 수정: 2018.07.13 08:52
탄핵정국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연(오른쪽) 경제부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탄핵정국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김동연(오른쪽) 경제부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리얼미터 "민주당, 4주 연속 지지율 하락"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탄핵 정국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민주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1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9~11일 사흘간 전국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2%포인트 떨어진 44.3%를 기록했다. 16.8%로 집계된 자유한국당에 여전히 크게 앞서고 있지만 6·13 지방선거 이후 4주째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의 진보성향 유권자 다수가 정의당으로 이탈한 것"으로 분석했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민생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고용과 소득분배, 일자리 창출 등 각종 민생 경제 지표의 악화에 따라 민생 정당임을 내세웠던 민주당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10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8년 금융위기와 맞먹을 정도로 극심한 경제 불황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민생 경제를 살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역시 4주 연속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맥락이 닿아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기 막바지 경제 지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 하락세에 빠졌다. /문병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기 막바지 경제 지표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 하락세에 빠졌다. /문병희 기자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민주당으로 이어졌는데 최근 특별한 매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민생 개선을 바라는 민심을 민주당이 잘 반영하지 못한 점도 있겠지만, 민생에 대한 비판론은 보수적 비판론이 더 많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민생 관련 정책들의 진보성이 부족했다는 관점보다는 문재인 정부가 했던 이념적 입장이 오히려 민생에서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물 국회'의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29일 상반기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뒤 41일 동안 국회가 공전하면서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는데, 국회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거셌다. 기대가 컸던 민심은 민주당에도 화살을 겨눈 셈이다.

국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동안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민생 법안은 산적해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기준 1만396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경제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혁신성장이 중요한데 핵심은 규제개혁"이라며 "규제개혁만큼은 당내 여러 이견을 조정하고 국회에서 규제 문제를 최대한 처리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했을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식물 국회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홍영표(왼쪽)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퇴장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식물 국회'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홍영표(왼쪽)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퇴장하던 당시. /이새롬 기자

아울러 최근 우리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명확한 해법은커녕 침묵하고 있다는 점도 국민적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다. '인도주의적 관점'을 배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는 탓에 민주당은 정부의 '입'만 쳐다보는 상황이다. 또, 난민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당의 견해를 내놓는다면 야당의 대여 공세를 피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게다가 여성 문제가 대두되는 시점에서 8월 전당대회에서 뽑을 최고위원의 '여성 몫'을 없앴다가 형평성 문제로 다시 번복했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친문(親문재인) 인사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계파주의에 민감한 국민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내에서도 민심 이탈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다소 안일한 생각으로 자만했던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며 "국민적 기대가 큰 만큼 더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민심을 엄중히 받들어 의원 개개인이 분골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크게 이긴 뒤 한 달여 만에 민심이 싸늘해진 것은 분명 국민에게 실망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당을 타산지석 삼아 민생 챙기기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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