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길부·이용호·손금주 의원(왼쪽부터) 3명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 흘러나오고 있고 있어 정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
민주당 "공식적인 논의 없었다"…8·25 전당대회 성공이 우선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무소속 의원 3명(강길부·이용호·손금주)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을 고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 안팎의 부정적 기류에 고민이 깊은 상황이고, 평화당은 범진보의 '연대'까지 뒤집을 수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선의 강 의원은 2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지난 5월 6일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뒤 어느 당으로든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울산 울주의 구청장 등 주변 사람들의 결의를 모아 민주당 입당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 의사를 밝힌 강 의원은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울산 울주군수 공천을 두고 갈등을 빚고 탈당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이용호(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손금주(전남 나주시·화순군) 의원도 민주당 입당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는 과정에 지역구의 민심이 악화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소속 3인방' 입당과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추미애 대표. /사진=뉴시스 |
민주당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무소속 3인의 입당설과 관련해 "특별히 거론된 것도 없고, 방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에서 공식적인 논의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무소속 의원의 입당보다 8·25 전당대회가 성공리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하자는 게 당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 안팎에서 무소속 의원 3인의 입당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어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국민이 이해할 만한 명분이 있느냐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1일 트위터에 "생명과도 같은 당적을 '금배지달기용'으로 엿 바꿔 먹듯 하는 철새 행각이 정계 퇴출 1호 대상"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한 석이라도 늘려 여소야대 국면을 타개해야 할 처지지만, 당내 분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당원과 일반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하지 않을 수도 없다. 때문에 호남 출신 의원의 향후 거취를 관망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무소속 의원들의 입당 문제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무소속 의원 3인의 민주당 입당설과 관련해 "민주당의 인위적 몸집 불리기 시도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배숙(가운데)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민주평화당도 속내가 복잡하다. 그간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던 이 의원과 손 의원의 민주당 입당설에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평화당은 민주당에 화살을 겨눴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의원 등 3명의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 입당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민주당과 상당한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의 인위적 몸집 불리기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이미 11석의 의석을 추가했고 개혁입법연대에 협조할 의석수가 충분하다"며 "그럼에도 인위적인 의석 추가 시도는 정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무소속 의원 영입 시도를 계속한다면 평화당은 개혁입법연대나 민주당과 협치를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배숙(가운데) 민주평화당 대표는 "민주당이 무소속 의원 영입 시도를 계속한다면 평화당은 개혁입법연대나 민주당과 협치를 재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2일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평화당은 정의당과 함께 개혁입법연대를 구상하고 있다.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과 진보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의 의석 수를 합치면 과반이 넘는 157석을 확보해 각종 개혁입법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평화당이 무소속 의원들의 민주당 입당과 연대를 연장선에 놓고 민주당 압박도 이런 민주당의 처지와 무관하지 않다. 당장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 입법을 과제로 안고 있다.
개혁입법연대를 차치하더라도 평화당은 무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의원과 손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평화당은 호남 지역정당 이미지 손실과 호남 민심 이탈의 가속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평화당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호남에서 기초단체장 5석을 얻는 데 그치며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반면 민주당이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대부분을 휩쓸었다. 게다가 호남 출신 의원과 당원들의 연쇄 이탈 가능성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평화당의 압박이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4당 체제 구도에서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하더라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통과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이나 안건 처리를 금지하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상 쟁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의 5분의 3인 180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