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 文대통령과 탁현민-양정철, '회자정리 거자필반'
  • 오경희 기자
  • 입력: 2018.07.01 00:04 / 수정: 2018.07.01 12:18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혀온 탁현민 행정관이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던 모습./탁현민 행전관 페이스북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혀온 탁현민 행정관이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문 대통령과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났던 모습./탁현민 행전관 페이스북 갈무리

<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장하성 실장 "결코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게 아니다"[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회자정리 거자필반.' 이번 주 청와대의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글귀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라인을 교체 임명했다. 이를 이어 청와대 후속 인사와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이 7월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여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핫이슈'로 떠올랐다. 개각과 탁 행정관의 거취 사이에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이름도 호사가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이번 주초 최대 관심사는 청와대의 개각 여부였다. 문 대통령이 러시아 국빈방문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귀국했고, 지난달 22일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이 21대 총선 출마 준비를 위해 사표를 제출하는 등 '개각설'에 점차 무게가 실렸다. 현재 정부와 청와대 참모진엔 공석이 다수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문재인 정부 2기의 개각과 청와대 조직개편의 신호탄이 올랐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인사 발표 일정을 공지했다. 임 실장의 직접 발표에 인사 발표의 '급'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중급 이상일 것으로 가늠됐다. 경제·일자리·사회혁신 세 수석을 교체했다. 포인트 교체였기에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사실상 문책 인사로 해석됐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문재인 정부 '경제 투톱'인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였다. 최저임금 등 현안을 놓고 엇박자를 노출해왔기에 일단 김 부총리에게 힘이 실린 모양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청와대 경제라인을 교체하면서 김동연 기재부팀에 경고를 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시선은 향후 개각 시기와 규모로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오는 8월 전당대회가 개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장관 30%를 달성한 1기 내각의 구도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에서 '공석 중인 비서관 자리의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때가 되면 할 것"이라면서 "조만간에 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몸살 감기로 지난달 27일 연가를 내고 휴식에 들어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최근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몸살 감기로 지난달 27일 연가를 내고 휴식에 들어갔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최근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성적이 회자됐다. '문 대통령이 A4용지에 메시지를 적어와 읽는 것은 외교적으로 결례'라는 내용의 중앙일보 칼럼을 반박하면서 나온 얘기였다. 김의겸 대변인은 '정상 간 짧은 모두발언까지 외우지 못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했다는 점을 상기시켜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은 몸살 감기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당초 청와대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서 건강이상설, 남북정상회담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청와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쪽과 "정상의 건강은 기밀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다음 날인 28일 문 대통령은 연가를 내고 휴식에 들어갔다. 떠나는 세 수석들은 동료 수석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들의 이임사에선 의미심장한 메시지가 담겨 눈길을 끌었다.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그동안 입이 있어도 말하기가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재갈이 풀렸다. 앞으로는 자유롭게 주장을 펼쳐나가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문책성 인사'에서 홀로 유임된 수장인 장하성 정책실장은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을 흔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고자 하지만 여러분들이 결코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게 아니다"라며 '경질성 인사'에 항변하는 듯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경제라인을 교체 임명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년 차를 맞아 경제라인을 교체 임명했다./청와대 제공

○…야당의 공세에도 버텨온 탁현민 행정관이 지난달 29~30일 이틀 연속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야인 시절 양정철 전 비서관을 통해 인연을 맺은 뒤 대선과 취임 후까지 지근거리에서 일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과거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확인돼 '왜곡된 성의식' 논란에 휩싸이며 지속적인 거취 논란에 휩싸여왔다.

그런 그가 1년 만에 사의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앞서 탁 행정관이 평양 공연 후 사의를 밝히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남북정상회담도 남아 있지 않느냐. 좀 더 도와달라"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사의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30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탁 행정관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8일 1심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일각에선 양정철 전 비서관을 떠올린 이들도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힌 양 전 비서관은 대선 당시 보좌했지만, 직을 내려놓고 해외로 떠났으며, 최근 지방선거가 끝나자 다시 국내로 들어왔다. 개각을 앞두고 그의 복귀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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