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스캔들·욕설' 논란 이재명, 압도적 당선 이유는?
입력: 2018.06.14 02:32 / 수정: 2018.06.14 12: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여러 의혹을 물리치고 제 35대 경기도지사로 사실상 당선됐다. 사진은 13일 오후 당선이 유력해진 뒤 관계자에게 꽃을 선물받는 이 당선인의 모습. /수원=문병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여러 의혹을 물리치고 제 35대 경기도지사로 사실상 당선됐다. 사진은 13일 오후 당선이 유력해진 뒤 관계자에게 꽃을 선물받는 이 당선인의 모습. /수원=문병희 기자

"이재명 당선, 후보 개인 논란보다 한국당 심판 우선했기 때문"

[더팩트ㅣ수원=임현경 인턴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여러 의혹을 물리치고 제35대 경기지사로 사실상 확정됐다.

14일 오전 1시 30분 개표가 약 61% 진행된 가운데 이 당선인은 202만여 표(55.1%)를 얻어 135만여 표(36.7%)를 얻은 남 후보를 앞질렀다.

이 후보는 선거일인 13일 오후 10시 40분께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선거 캠프를 찾아 관계자 및 지지자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캠프내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대변인이 "후보님의 방송 인터뷰를 위해 조금만 조용히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할 정도였다.

이 후보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는 자세를 취하고 나서야 겨우 분위기가 진정됐다. 이 후보는 "여러 가지 많은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우리 경기도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제가 잊지 않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유세에서 '외롭다' 이런 말씀을 드렸었는데 역시 우리 국민들, 그리고 우리 경기도민들은 위대하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며 "우리 도민들과 우리 국민들께서 촛불을 들고 꿈꾸셨던 세상, 공정한 나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그 꿈이 이번 경기도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열망이 열매를 맺었다"고 말했다.

정책 선거의 본질을 흐린다며 대응하지 않았던 이재명 당선인은 선거 말미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명했다. 사진은 이 당선인이 지난 11일 SNS를 통해 여배우 스캔들을 언급한 모습. /이재명 당선인 페이스북
"정책 선거의 본질을 흐린다"며 대응하지 않았던 이재명 당선인은 선거 말미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명했다. 사진은 이 당선인이 지난 11일 SNS를 통해 '여배우 스캔들'을 언급한 모습. /이재명 당선인 페이스북

◆ 출마 이후 줄곧 큰 격차로 선두…막판엔 네거티브 집중 폭격

이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파문' 등 연일 쏟아지는 논란과 의혹에 선거 결과가 접전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6일 깜깜이 선거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48.6%로 소폭 하락했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그간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배우 김부선 씨와 주진우 기자의 통화 내용으로 추정되는 음성을 분석하며 '성남 가짜 총각'과 '양육비 문제로 만난 변호사 이재명'이 다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스캔들은 선거마다 반복되는 해묵은 악성 네거티브 흑색선전"이라며 "저 역시 견디기 힘든 고통을 받고 있지만, 다시 이 일로 상처받을 김부선 씨와 주진우 기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한 형 이재선 씨를 강제 입원시키려고 성남시장의 직권을 남용했다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증거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 8일 관련 판결문 전문과 형수 박인복 씨의 자필로 작성된 강제입원의뢰서를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또 "가짜 뉴스로 음해하는 '반이재명기득권연대'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며 의지를 표명했다.

이재명 당선인이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와중에도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까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사진은 지난 13일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 캠프에서 환호하는 이재명과 부인 김혜경 씨의 모습. /문병희 기자
이재명 당선인이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와중에도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까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사진은 지난 13일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 캠프에서 환호하는 이재명과 부인 김혜경 씨의 모습. /문병희 기자

◆ 논란에도 이변 없었다…'성남 업적·민주당'에 지지 굳건

민주당 소속 후보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지방선거 역사상 1998년 임창열 전 지사 이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를 두고 16년간 경기도를 장악한 구태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후보가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와중에도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까닭은 그만큼 유권자가 지지할만한 사유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근무하며 보여준 성과가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다수의 지지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일례로 이 후보는 성남시장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남재향군인회, 경기노인복지회 등 전통적으로 보수층 고령 유권자가 많은 여러 단체의 지지를 받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경쟁자 남경필 후보의 당적을 꼽았다. 이 당선인 외에 다른 후보를 뽑으면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가 당선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70%대로 높은 상황에서 정부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온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전국 17곳 광역단체장 중 14곳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될 정도로 여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안종기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젊은 세대의 투표 의지가 올라간 상황에서, 여소야대를 지키기보다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때부터 전통적인 강자였던 한국당을 심판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ima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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