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민심을 확인하면서 국정운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
文대통령 여당 '압승'으로 민심 확인…국정운영 속도낼 듯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6·13 지방선거에서 재신임을 받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치른 첫 전국단위 선거로 민심 향방의 가늠자로 여겨졌다. 집권 2년 차 중간 평가이기도 했다. 성적표는 '압승'이다. 이를 기반으로 문재인 정부는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정권 재신임…보수진영 텃밭 '부울경'까지 선점
문재인 정부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을 싹쓸이했다. 후보 별 격차도 압도적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는 12년 전인 2006년 5·31 지방선거 이후 여야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서만 당선돼 참패를 맛봤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995년을 기점으로 모두 6차례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승리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1998년 제2회 지방선거로, 20년 만에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가 재신임을 받았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부산·울산·경남에서 동시에 광역단체장을 차지했다. '부울경'은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부활 후 20여년 간 보수진영이 독차지해온 곳이다. 문 대통령의 고공행진 국정운영 지지율로 보수의 아성은 깨졌다.
민주당은 전국 12곳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1곳을 차지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여소야대 국회 구도는 변화가 없지만, 민주당이 국회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의 입김이 강해질 전망이다. 참패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야권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계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압승을 거둔 여당은 정부의 개혁과제를 뒷받침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취임 후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을 기조로 '개혁'에 박차를 가했고, 올해 집권 2년 차부터 외교·안보와 경제에 집중했다.
◆ 국정운영 탄력…집권 2년차 '개혁 드라이브'
여당의 지방선거 압승으로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개각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청와대 제공 |
선거결과를 발판 삼아 대통령 개헌안 무산으로 동력을 잃었던 지방분권 강화 구상과 야권 반발에 부딪혀 왔던 보유세정책 등 민생 및 경제분야에 대한 개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그간 부정적 평가를 받으며 도마 위에 오른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론' 추진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지방선거 끝나고 하반기에 들어가면 개혁과제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구상과 신경제지도 등도 구체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개각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전부터 이미 개각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온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책 혼선을 빚거나 업무성과가 저조한 장관 3~4명 가량을 교체할 것으로 점쳤다. 또 출마 등으로 공석이 됐던 장·차관직과 청와대 내 비서관 자리도 채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무비서관과 제도개선비서관, 균형발전비서관 등 세 자리가 비어 있다.
청와대는 총무비서관실과 민정수석실 주도로 지난 4월부터 조직진단과 업무평가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조직개편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달 말 개각설을 띄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청와대로서는 이러저러한 구상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NSC를 주재하기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차례로 접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