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싹쓸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서울 송파구에서 박원순(가운데)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서울 지역 후보들의 거리 유세 당시. /송파=김세정 기자 |
'이재명-여배우 스캔들' '샤이 보수층 결집' 등 변수도 존재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오늘(13일) 열린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린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부·여당에 대한 재신임 정도가 평가되고 국정 운영 주도권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에게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까진 최근 정치권 분위기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여당인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에선 '여론조사 무용론', '샤이 보수층'의 결집 등을 들며 "그럴 일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야 정치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갈릴까.
◆지상파 방송 3사 '마지막' 여론조사…민주당 '초압승' 예측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여론조사기관 칸타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방선거 17개광역지자체장 여론조사를 지난 6일 보도했다. 선거법상 지난 7일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됐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여론조사다.
공중파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압승이 전망됐다. 만약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거취 및 보수정당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8일 홍준표(가운데) 대표와 강연재(홍 대표 왼쪽) 노원구병 국회의원 후보가 상계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노원=김세정 기자 |
여론조사 결과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이 우세했다. 17개 중 14개 지역이다. 수도권에선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49.3%로 김문수 한국당 후보(13.6%)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0.7%)를 압도적으로 눌렀다. 경기도 역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8.6%로 19.4%의 남경필 한국당 후보보다 앞섰다. 기존 보수 진영이 독점했던 부울경 지역에서도 민주당이 앞섰다. 부산에서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50.5%로 서병수 한국당 후보(20.4%)보다 앞섰고 울산도 송철호 민주당 후보가 44.4%로 김기현 한국당 후보(24.9%)를 눌렀다. 경남 역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43.3%로 27.2%의 김태호 후보보다 우세했다.
호남은 민주당 후보들이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며 크게 앞지르는 모습이다. 충청·강원도 민주당이 우세하다. 다만 대구에선 권영진 한국당 후보가 28.3%로 임대윤 민주당 후보(26.4%)보다 앞섰다. 경북에서도 이철우 한국당 후보가 29.4%로 오중기 민주당 후보(21.8%)를 눌렀다. 다만 두 지역의 지지율은 다른 지역 후보들 간의 차이보다 훨씬 적다. 대구 같은 경우엔 오차범위 내 접전 형국이다. 제주에선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39.3%로 문대림 후보(28.8%)보다 앞섰다. (6월 2일 ~ 5일 조사, 응답률 각 시·도별로 14.0%~26.0%, 표본오차 선거구별 95% 신뢰수준에서 ±3.1~±3.5%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6.13 지방선거 하루 전인 12일 오전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후보와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 후보 경기 파주시 임진각에서 막바지 유세를 펼치고 있다. /파주=남용희 기자 |
◆'이재명-여배우 스캔들' '샤이 보수층 결집' 등 변수 존재
여론조사대로라면 민주당의 압승이 예측되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먼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이후 크게 번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의 스캔들이다. 이 후보는 얼마전 한 여배우와의 스캔들에 휩싸였다. 처음엔 루머로 여겨지는 듯 하더니 해당 여배우가 직접 뉴스 인터뷰까지 출연하며 걷잡을 수 없이 의혹이 커졌다. 이 후보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대응하지 않고 있으나 경기도민들 입장에선 우려가 생기는 분위기다. 한국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를 향한 공격의 강세를 높이고 있다. 의혹을 전면적으로 꺼내들고 나온 바른미래당(김영환 후보)도 이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하는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인 남경필 후보가 현 경기도지사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역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울러 '샤이 보수층'의 결집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정권에서 보수 진영의 대통령이 탄핵됐고 현재 보수 진영의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다는 점을 봤을 때 샤이 보수층이 상당수 존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야당은 이 점을 들며 여권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여론조사의 무용론 등을 제기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주장대로라면 실제 선거에선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
◆지방선거 하루 전날 열린 '북미정상회담'…보수 진영엔 '겹악재'
그러나 여러 변수들보다 상황적으론 보수 진영에겐 더 큰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전격 회담을 가졌기 때문이다.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를 나누며 '세기의 만남'을 가진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에도 합의를 이뤘다. 물론 회담 결과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세계가 놀라게 될 것"이라는 등 양 정상의 긍정적 발언과 평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제스쳐로 미뤄봤을 때 이전보다 분명한 진전은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 관계가 급 해빙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매 선거 때마다 '안보 프레임'으로 톡톡한 성과를 거뒀던 보수 진영은 '죽을 맛'이다. 실제 지난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 쇼'라고 비판했던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거대한 '역풍'을 맞았다. 남북 관계 개선에 따라 안보 프레임이 더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당은 북미회담 일정이 처음 잡혔을 때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지방선거 전날 북미회담을 열어달라고 사정했다는 주장까지 한 바 있다.
지난 8일~9일엔 사전투표가 진행됐다. 투표하고 있는 국군 장병. /강남=이새롬 기자 |
한편 이날 선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각 지역구에 위치한 지정 투표소에 진행된다.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만 지참하면 투표에 참여가 가능하다. 기표소 안에선 투표지를 촬영할 수 없고 기표소에 비치된 기표용구만을 사용해야 한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공동 출구조사는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 발표된다. 이후 개표가 시작되면 늦은 저녁부터 득표율에 따라 당선자가 확정될 전망이다.
lws2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