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현장] 미디어센터 외신 반응 "세계사 상징적 사건"
입력: 2018.06.12 22:30 / 수정: 2018.06.13 08:21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F1 핏 빌딩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모니터를 보며 취재를 하고 있다./국제미디어센터(싱가포르)=이덕인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F1 핏 빌딩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모니터를 보며 취재를 하고 있다./국제미디어센터(싱가포르)=이덕인 기자

외신 "북미 정상 합의 내용, 구체적이지 못 해" 비판도

[더팩트ㅣ국제미디어센터(싱가포르)=신진환 기자]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좋은 시작이었다."

미국 모 언론사 소속 크리스틴 데일리(Christine Daily·여) 기자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국제미디어센터 모니터를 통해 생생하게 지켜본 뒤 이같이 평가했다. 두 정상의 만남 자체는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의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3000여 기자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틴은 "70년 가까이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두 나라의 정상이 한 자리에 모여 새로운 시작을 함께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며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그 입증 방법이 중요한데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한 국제적 조사에 응하겠다는 검증 약속이나 이번 약속이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라는 내용이 서류상 기재되지 않았다"면서 "더욱 정확한 약속을 위한 서류 수정이나 후속 회담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소 아쉬움을 남긴 회담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냉정한 평가를 잊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왼쪽)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소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김정은 위원장(왼쪽)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소인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이날 오전 9시부터 '세기의 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은 국제미디어센터 모니터를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한국의 <더팩트> 취재진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은 지난 70년 동안 대립해온 북미 관계가 대반전을 이룰 중대한 계기를 맞이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역사의 현장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촉각을 곤두세우며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 했다.

북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국 국민의 희망에 따라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 한국전쟁 포로 즉각 본국 송환 및 사망자 유해 발굴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합의문에 명문화되지 못했다.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구상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일부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날 오후 싱가포르 F1 핏 빌딩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더팩트>와 만난 중국 더 페이퍼(The paper) 소속 린 슌치(Lin shunqi·여)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의 북미 관계와는 다른 종류의 국가 관계를 맺기로 했다는 점이 새롭다"며 "아직까지 그러한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정의도 없고 불확실하지만, 더 이상 두 국가가 라이벌이 아니라는 것과 협력하려고 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F1 핏 빌딩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국제미디어센터(싱가포르)=이덕인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F1 핏 빌딩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내외신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국제미디어센터(싱가포르)=이덕인 기자

일본 데일리NK재팬 소속 고용기 기자는 "합의 내용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 자체가 중요했다. 북한과 미국 관계는 70년 대립해왔고, 이는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문제다. 만남 자체가 세계사에 상징성이 있다"고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라고 봤다.

일부 외신 기자들은 이번 북미회담의 결과는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이뉴스 소속 코델리아 린치(Cordelia lynch·여) 기자는 이번 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성공적이며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합의 내용을 보면 정보가 부족했다. 어떻게 비핵화를 진행할지, 어떻게 입증할지, 언제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번 회담은 모두가 듣기 원했던 답을 듣지 못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서명식에서 사인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서명식에서 사인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덴마크 크리스텔릭트 다그블라드(Kristeligt dagblad) 소속 라스 카너(Lasse Karner) 기자는 "두 정상이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회담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면서 "하지만 합의한 내용이 세부적이지 않고 너무 광범위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 이후에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장애물은 너무 많다"고 우려하면서 "오늘은 작은 발걸음일 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문을 통해 "역사적인 북미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며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며 높이 평가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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