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승부사' 트럼프-김정은 '깜짝 발표'하나
입력: 2018.06.12 00:00 / 수정: 2018.06.12 00:00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날 두 정상이 어떤 내용을 합의할지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이덕인 기자,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날 두 정상이 어떤 내용을 합의할지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이덕인 기자,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CVID·CVIG 빅딜 성사?…'공동선언문'에 '비핵화 시한' 담기나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승부사' 대 '승부사'가 한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34, 추정)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기의 핵 담판'을 펼친다. 북·미 최고 지도자가 역사상 처음으로 대면한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통역만 대동한 채 약 2시간에 걸쳐 단독회담을 연 뒤 각각의 참모들과 함께 확대 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회담은 12일 당일로 끝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미정상회담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지'인 한반도를 비롯해 동북아, 나아가 세계 정세 지형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가 두 정상의 만남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비슷한 기질' 회담 성과 기대…오히려 '돌발' 우려 키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공통점은 승부사 기질을 가졌다는 것으로 꼽힌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드는 모습. /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공통점은 '승부사 기질'을 가졌다는 것으로 꼽힌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드는 모습. /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38세의 나이 차이에도 두 정상은 '승부사적 기질'이란 공통점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로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공격적 경영방식과 과감한 베팅의 연속이었다. 대선 출마 당시만 해도 그가 국무장관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길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많치 않았다. 김 위원장 역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지도자로서 '예측불허' 행보를 보였다. 집권 7년 차에 접어든 그는 북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단행하며 미국과 '핵 버튼 설전'을 주고 받았다.

이런 두 사람이 불과 두 달 만에 '북미정상회담'에 합의한 것 또한 같은 기질에서 파생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싱가포르 더스트레이트타임스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불같은 성격에 자기주장이 강하고 주목받기를 좋아하며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협상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두 정상의 비슷한 기질이 이번 회담에서 '의외의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반면 두 정상의 기질이 오히려 '돌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지난달 24일 취소했다가 사흘 만에 정상 궤도에 올려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를 들었다 놨다하는 '협상 기술'을 구사하며, 김 위원장은 '속을 알 수 없는 냉정한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 이번 회담 과정 역시 순탄하게 흐르지 않을 것이란 게 일각의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냉정한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일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한 모습./싱가포츠 통신정보부 사진 캡처
김정은 위원장은 '냉정한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일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한 모습./싱가포츠 통신정보부 사진 캡처

지난 7일(현지시간)영국의 위험분석 자문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미하 흐리베르니크 아시아 선임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대화가 결렬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4월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에서 결실이 없다면 정중하게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압박한 바 있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선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성김 대사가 배석할지 주목되며,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리용호 외무상이 회담장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했던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회담장에 앉을지도 관심사다.

◆ CVID·CVIG 빅딜 성사되나…'공동선언문' 담길 내용은?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북한의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안전 보장)'를 맞바꾸는 '빅딜'에 성공할지 여부에 따라 이번 회담의 성패가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이 CVID를 언급하고 이를 명문화하면 북·미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이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목할 점은 '비핵화 시한'이다. '2020년까지' 구체적 목표 날짜가 들어간다면 회담은 대성공을 거둘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이다.

2020년은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이자 북한의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 완료 시점으로 두 정상 모두 리더십을 평가 받는 중요한 시기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2020년 등 비핵화 목표 시한을 합의문에 명기하겠다는 뜻을 밝히지만, 북한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다. 사진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수행원 차량이 싱가포르 이스타나 대통령궁으로 들어서는 모습./이덕인 기자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다. 사진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수행원 차량이 싱가포르 이스타나 대통령궁으로 들어서는 모습./이덕인 기자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은 여러 번의 회담을 통해 단계적으로 타결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이번 북미회담에선 '큰 틀의 비핵화'에 합의한 뒤 '후속회담'을 통해 이견을 좁혀 나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불가침 확약(미국이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확약)과 남북미 3자 종전선언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북미정상회담 직후 남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해 종전선언 논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아베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남·북·미 회담은 '6·25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7월 27일 판문점' 또는 '9월 유엔총회'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논의가 안됐고, 오늘도 논의가 안 될 것"이라며 "7월과 9월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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