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현장] '김여정·현송월', 싱가포르 등장… 김정은 '신임' 재확인
입력: 2018.06.11 10:21 / 수정: 2018.06.11 11:2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1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김정은 가는 곳엔 그들이 있다'…주목되는 김여정·현송월 역할론

[더팩트ㅣ싱가포르=신진환·이철영·이원석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현장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행했다. 주요 일정마다 모습을 드러냈던 친동생 김여정과 현 단장을 향한 김 위원장의 신임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부장과 현 단장이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건 10일(현지시간) 오후 김 위원장이 머무는 호텔에서다. 이들은 같은 날 창이공항에 도착한 김 위원장과 함께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내린 김 위원장은 곧장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향했고, 그 보다 약간 앞서 현 단장이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버스를 이용해 호텔에 먼저 도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버스를 타고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도착하는 현송월 단장. /이덕인 기자
버스를 타고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도착하는 현송월 단장. /이덕인 기자

김 부부장과 현 단장은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인물이다. 우선 현 단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념 공연을 위해 남한을 방문해 화제가 됐었고,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도 참석한 바 있다.

싱가포르에 등장한 현 단장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그의 임무가 북미정상회담 의제인 비핵화나 북한의 체제보장 등과는 관련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7일 오후 가수 조용필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왼쪽)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 4월 27일 오후 가수 조용필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왼쪽)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그러나 그동안의 행보로 미뤄 봤을 때 현 단장은 '문화 교류'라는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인 역할을 주요 일정 때마다 해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현 단장이 먼저 남한에서 공연을 통해 '평화 분위기'를 조성한 것 또한 주목할 점이다.

미국의 언론매체인 악시오스는 같은 날(10일) 트럼프 대통령 팀이 북한의 체조 선수단을 미국으로 초청하고, 평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미국 공연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도 현 단장이 북·미 간 삼지연 관현악단의 미국 공연 준비 등을 위해 미국 대표단과 실무적인 접촉을 하거나 추후 이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채널 구축 작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나오는 김여정 부부장. /이덕인 기자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나오는 김여정 부부장. /이덕인 기자

김 위원장이 있는 곳엔 항상 모습을 드러내는 김 부부장은 싱가포르에서도 <더팩트> 카메라에 잡히며 동행이 확인됐다. 김 부부장의 모습이 찍힌 건 김 위원장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을 갖기 위해 호텔을 떠날 때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최측근 비서이자 가장 중요한 역할들을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2월 직접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당시 친서에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가 담겼고 이후 4·27 남북정상회담이 무사히 열렸다. 남북 대화의 장을 여는 직접적 역할을 김 부부장이 한 셈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자유의 집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 부부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눈에 띄었다. 그는 이동 중엔 반드시 김 위원장 반경 5m 내에 위치하며 그를 밀착 보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이 화동들로부터 받은 꽃을 챙기고, 김 위원장이 방명록을 작성할 땐 직접 펜을 전달하기도 했다. 일정 하나하나가 진행될 때마다 수행원들에게 계속해서 무언가를 지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정적으로 김 부부장은 남북 정상 간의 본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 왼편에 앉으며 핏줄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일각에선 김 부부장이 여동생으로서 김 위원장에게 조언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실세'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 부부장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남북 대화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 위원장보다 조금 늦게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는 12일 오전 9시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갖는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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