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현장] 김정은, 싱가포르 도착…열띤 환호 받으며 호텔 이동
입력: 2018.06.10 19:16 / 수정: 2018.06.10 19:16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차량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김 위원장, 인공기와 국무위원장 깃발 단 벤츠 S600 풀만 가드 이용

[더팩트ㅣ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신진환·이덕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2012년 집권한 뒤 4·27 남북 정상회담 때 우리 측 평화의 집과 중국을 제외하고 외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국제무대의 첫발을 내딛음으로써 명실공히 정상국가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했다.

싱가포르 현지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즈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36분께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김 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고 올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실제로는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B-2447편을 이용했다. 1960년대 개발된 IL-62 개량형인 참매 1호(IL-62M)는 평양에서 4800km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재급유하지 않고 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기체가 노후화돼 안전상 우려가 제기됐다. 때문에 중국 항공기를 임차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뒤로는 김주성 제1 통역,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싱가포르 소통홍보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뒤로는 김주성 제1 통역,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싱가포르 소통홍보부 제공

사각 뿔테 안경에 특유의 '패기 머리'를 한 김 위원장은 인민복을 입고 싱가포르에 첫 발을 내디뎠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수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김 위원장의 뒤를 따랐다.

김 위원장은 전용 리무진이자 방탄차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 차량을 타고 공항에서 약 22km 떨어진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향했다. 애초 세인트레지스 호텔은 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했다.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에 앞서 세인트레지스 호텔 주변에는 수많은 경찰이 도로 곳곳을 삼엄하게 통제하고 경계했다. 김 위원장이 탄 차가 오는 길목이 보이는 방향엔 경찰들이 호텔 고층 내부에서 주변 건물과 아래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과 현송월 단장 등 수행원들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김 위원장 도착 소식에 현지인들과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과 현송월 단장 등 수행원들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김 위원장 도착 소식에 현지인들과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됐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특히 북한 기자의 취재가 눈길을 끌었다. 김일성·김정일 모습이 그려진 배지를 단 카메라 기자와 사진 기자는 통제된 도로까지 나가 현장을 기록했다.

또, 일본 방송사들은 자주 현장 상황을 실황 중계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취재진뿐만 아니라 현지인과 관광객도 몰려들었다. 섭씨 31도에 달하는 더운 날씨 탓에 비 오듯 땀을 흘려가면서도 구경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호주에서 온 댄 버나드(35) 씨는 "'로켓맨'(김 위원장 별명) 김정은을 실제로 보고 싶다. 차를 타고 그냥 지나가겠지만, 그 자체가 행운"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과 수행원들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이동하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과 수행원들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로 이동하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교통경찰들이 세인트레지스호텔 앞 탕린로드를 막고 차들을 우회시켰다. 김 위원장이 머지않아 온다는 신호인 셈이다. 3시 39분께 오토바이를 탄 경찰들을 선두로 차량 행렬이 탕린로드에 들어섰다. 경찰의 엄호 속에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벤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 앞에는 인공기와 국무위원장을 상징하는 깃발이 달려 있었으며, 번호판은 없었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탔던 차량으로 보였다. 그 뒤로는 경호 차와 경찰차 20여 대가 뒤를 따랐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 입성을 앞둔 가운데 수행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호텔 입성을 앞둔 가운데 수행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인트레지스호텔(싱가포르)=이덕인 기자

북한 경호원들과 싱가포르 경찰의 '철통 경계' 속에 '벤츠'는 세인트레지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호텔 측이 대형 가림막으로 가려놨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백 개의 대형 화분으로 가림막이 가리지 못한 부분을 모두 메웠다. 때문에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오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8시께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숙소 거리는 직선거리로 불과 500m 떨어져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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