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 문 대통령 '연가' 내자 "싱가포르행? 김정은 만남?"
입력: 2018.06.10 00:05 / 수정: 2018.06.10 00:05

문재인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7일 하루 연차를 내는 등 숨 고르기를 하며 국정 현안에 집중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삼청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7일 하루 연차를 내는 등 '숨 고르기'를 하며 국정 현안에 집중했다. 사진은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삼청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북미 정상이 만나는 특수한 상황,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이번 주 청와대는 '조용한 듯 조용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과 북한 간 6·12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 과정을 지켜보며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기대를 걸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한주 내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신중 모드'를 이어갔다. 북미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지 취재진의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초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당시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효과 90%"란 발언으로 시끌시끌했다. 이 발언을 놓고 '근거'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홍장표 경제수석은 일요일이던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홍 수석은 "통계청 원자료를 다시 분석해 보니 개인 근로소득이 하위 10%만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나머지 90%는 지난해 대비 2.9%포인트에서 8.3%포인트 증가했다"며 "문 대통령의 90% 발언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합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통계청 자료와 달리 문 대통령의 발언의 근거는 '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게 홍 수석의 설명이다. 하지만 야당 등은 일제히 비판했고, '같은 자료 다른 해석'으로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를 낸 날에도 드루킹 특검을 임명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를 낸 날에도 '드루킹 특검'을 임명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지난 7일 문 대통령은 하루 연차 휴가를 냈다. 갑작스런 휴가 소식에 출입기자들은 불안(?)해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극비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전례가 있어서였다.

이 때문에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싱가포르에 간 것 아니냐" "김정은 만나러 간 것 아니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것 아니냐" 등등.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는 경호 상 휴가 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출입기자들의 계속된 의심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진짜 휴가 간 것 맞다. 마음 놓으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은 실무 준비 시일을 감안했을 때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행 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날짜로 여겨지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낮아지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한다 안 한다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여지를 뒀다. 내부 기류는 북미회담 '다음'으로 연기될 쪽에 무게가 실렸다.

○…문 대통령은 휴가를 간 날에도 '할 일'을 했다. 지방에서 휴식을 취한 뒤 상경해 이른바 '드루킹 특검'으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지난 4월 '드루킹 사건(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의혹)'에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의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야당이 공세를 펼 기세였으나 특검 후보 선출 과정에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매크로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동력을 잃은 모양새다. 이를 놓고 "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 둘다 공안통에 보수 성향이라 문 대통령이 오히려 선택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 "한나라당 매크로가 터져 버려서 특검은 사실 하나마나 아니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더팩트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더팩트DB

○…북미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취재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8일 오전 현지 취재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된 싱가포르에서 취재진이 북측 신고로 인계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오늘 청와대 현안점검회의와 문 대통령이 참석한 티 타임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됐다. 대단히 조심해야겠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는 특수한 상황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며 "미국 백악관의 경호시스템은 대단히 엄격하다. 지나친 취재 의욕으로 혹시 불의의 사고를 당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취재진은) 각별히 주의해 달라"라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정부 차원에서 한국 취재진의 취재와 안전 보장에 대한 조처를 요구하는 등 '설왕설래'가 이어지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 측에 따르면 이번 일 말고도 취재진이 현지 경찰에 구금되는 일이 4차례 있었다고 한다. 촬영금지 구역에서 촬영을 한 일 등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며 "외교부의 가이드라인이나 싱가포르 대사관 홈페이지 공지 등을 잘 참고해달라"라고 덧붙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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