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 '자초? 수난?' 김의겸 대변인 둘러싼 '말말말'
입력: 2018.06.03 00:00 / 수정: 2018.06.03 10:35

이번 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안팎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진은 김 대변인이 지난 2월 초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더팩트DB
이번 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안팎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진은 김 대변인이 지난 2월 초 취임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더팩트DB

<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개각부터 '조선일보'와 충돌까지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이번 주 춘추관 안팎에서 세간의 입길에 오른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다. '조선일보 및 TV조선 보도 관련'이란 제목의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패싱 논란'을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김 대변인의 사전 대응에 대한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와 정부 안팎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띄운 '개각설'로 술렁였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 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개각에 대해 "몇 가지 현안과 관련 새로운 방식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는 곳이면 교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이미 협의를 마쳤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이런 파장이 다소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총리가) 인사제청권을 갖고 있어 인사에 관해 여러 구상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청와대로서는 이러저러한 구상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오르자 이번 주 경제 행보에 집중했다. 집권 2년 차 문재인 정부의 주력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참모진들에게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정책 점검을 주문했다. 곧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를 개최했는데, 당초 '회의 일정'은 비공개였으나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에서 '긴급경제점검회의'를 언급하면서 어쩔 수 없이(?) 공개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개각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이 총리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새롬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개각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이 총리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새롬 기자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일부 언론과 정면충돌했다. 청와대는 이날 조선일보와 TV조선을 상대로 김의겸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냈다.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정세를 다룬 언론 보도의 "위태로움"을 지적하면서 "특히 최근 조선일보의 보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기사는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5월 28일)',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5월 24일)', '북, 미 언론에 '풍계리 폭파' 취재비 1만달러 요구(5월 19일)' 등이다. 이에 해당 언론은 각각 회사 명의의 성명과 정치부 기자의 취재 수첩 형식으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반박했다.

파장은 컸다. 언론 보도에 적극 대응하려는 청와대의 기조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었고, 이면엔 조선일보 계열 언론과 전면전을 벌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한겨레' 기자 출신이었던 점과 대변인 취임 후 해당 언론의 청와대 관련 보도 과정에서 대변인의 '멘트'를 활용해 곤란에 처했던 '불편한 기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조선일보 출신의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가세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며 김 대변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당일 기자들은 "언론에 대한 이중잣대 아니냐" "기자 출신의 대변인을 내정했을 때 언론에 대한 적극 대응은 예견된 상황 아니냐"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 대변인의 이름은 이틀 뒤 다시 오르내렸다. 지난 2월 취임한 김 대변인은 새벽 6시 30분 브리핑을 정례화했다. 박수현 전 대변인의 경우 새벽 5시부터 첫 회의가 열리는 7시까지 2시간 동안 수십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후 석 달간 김 대변인은 거의 매일 새벽 춘추관을 찾았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갑작스레 시간대를 '오전 11시'로 옮긴다고 공지됐다.

그간 김 대변인은 마음 고생이 적지 않았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오프 더 레코드' 또는 필터링을 전제로 한 본인 워딩이 청와대 입장으로 보도되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이 때문에 새벽 브리핑 때마다 김 대변인은 필요 이상의 발언을 하지 않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논평 논란'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문재인 정부 안팎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패싱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 부총리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이새롬 기자
최근 문재인 정부 안팎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패싱'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김 부총리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이새롬 기자

○…같은 날 일부 언론에선 국가재정전략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판정패 또는 패싱'이란 해석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 이후 '김동연 패싱론'이 급속히 부각됐다. 회의 후 김의겸 대변인이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 관련 부처 장관들과 함께 경제 전반에 걸쳐 회의를 계속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고 브리핑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논란이 확산되자 "장(하성 정책) 실장이 주도해~"에서 "주도해"를 빼고 "장 실장과 관련부처 장관들이 함께~"로 수정했다. 이틀 뒤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지적해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 부총리를 겨냥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김 대변인은 애초 원고에서는 "경제팀에서 더욱 분발해주시고~"라고 돼있었는데 현장에서 말씀하시면서는 "우리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라고 힘을 실어주었다고 해명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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