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1일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더팩트DB |
트럼프 "친서에 무슨 내용 담길지 고대한다…北비핵화에 미사일도 포함"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북한과 미국이 '6·12 북미정상회담'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시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로 쏠린다.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한다.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무산 위기에 처했던 북미정상회담은 최근 다시 본궤도에 오르면서 긴박하게 흘러갔다. 며칠 새 북한과 미국 양측은 판문점(비핵화 의제조율)·싱가포르(의전·경호 등 실행계획)·뉴욕(고위급 회담) 등 다채널을 가동해 동시다발적으로 실무협상을 벌였다.
'3각 트랙' 가운데 메인은 '뉴욕 담판'이었다. 북·미의 실질적 2인자인 김영철 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1박 2일간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세간의 관심은 이날 회담에서 북·미 간 '비핵화 방법론'에 접점을 찾느냐였다.
일단 폼페이오 장관은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오후 2시15분(한국시간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
|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 15분(한국시간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철 위원장과 가진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한 당시 문 대통령을 만난 모습./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갈무리 |
비핵화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미국의 핵심 목표"라며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역사적으로 다시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의 CVID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진전'을 말했지만 '할일'이 남아 있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가 합의를 하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며, 이번 기회를 흘려버리는 것은 비극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됐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결국 '공'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주목할 대목은 '해법'에 대한 언급이다. 김 위원장은 "조미(북미)관계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CVID'를 강조했고, 김 위원장은 그간 고수해온 '단계적 방법론'을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이라고 한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해법(핵 포기 후 보상)에 북한이 반발하자 '트럼프식 비핵화(완전한 비핵화 시 경제번영과 체제보장)'란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북·미가 어느 정도 이견을 좁힌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
| 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더팩트DB |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은 친서에 보다 구체적으로 담겼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위원장이 자신에게 친서를 전달하기로 한 데 대해 "그 친서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보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모금행사를 위해 텍사스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다음 달 12일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회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 담판에 이은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위해 추가로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핵 폐기와 함께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