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상대 당 후보 검증' 한국당, '이재명 음성파일' 공개 파문
입력: 2018.05.25 00:15 / 수정: 2018.05.25 00:15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이재명 캠프 "책임 물을 것"…與, 한국당 맹비난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상대 당 후보를 겨냥한 공세에 당 차원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판이 가열되고 양상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당 홈페이지에 '지방선거 민주당 후보자 검증 시리즈' 코너를 마련하고 첫 대상으로 이 후보를 선정했다. 홈페이지 메인 상단에 '이 후보의 6대 의혹을 국민들께서 판단해주길 바란다'는 문구가 쓰인 배너를 누르면 자동으로 한국당 공식 블로그로 연결된다.

한국당이 제기한 6대 의혹은 ▲형과 형수에 대한 패륜적 욕설 파동 의혹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구단주로 돼 있는 축구클럽 성남FC와 네이버의 유착 관계 의혹 ▲친인척 등 채용 비리 의혹 ▲측근 비리 의혹 ▲출신대학 비하 등 막말 의혹 ▲이 후보의 범법행위이다.

이 가운데 이 후보가 2012년 7월 당시 형과 형수와 통화한 음성 파일 원본과 음성을 증폭시킨 버전 영상 등 모두 5개의 음성 파일이 첨부돼 있다. 형수 등과 통화한 음성 파일에는 이 후보가 원색적으로 욕설과 막말한 육성이 담겨 있다. 또 성남FC와 네이버의 유착 관계 의혹과 관련된 국정감사 영상 1개가 올라와 있다.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욕설 파일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한국당은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한 이 후보의 해명도 덧붙였다. 앞서 이 후보는 셋째 형이 성남시정에 관여하려 하고 이권 개입을 수차례 시도하자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폭행과 폭언을 한 친형과 이를 편 드는 형수에게 항의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통화내용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유권자에게 올바른 사실을 제공해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욕설 파일은 수년 전 한 지역 언론사에서 이를 보도했고, 법원은 이 후보가 제기한 보도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때문에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 측은 입장문을 통해 "녹음파일의 공개는 지난 판례에서 보듯 명백한 불법이다.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 사무총장이자 선거대책본부장인 이춘석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캠프별로 대응할 문제"라면서도 "(한국당이) 가정사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남 후보도 가정사가 있지 않으냐. 국민의 판단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이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치 혐오감만 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독재의 후예다운 발상"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자유한국당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누리집 갈무리

최근에도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캠프가 아닌 당 차원에서 민주당 후보를 정조준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한국당은 '시리즈'라고 '간판'을 내걸어, 이 후보 외에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의 상대 당 후보 검증을 두고 정치 공세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당 홈페이지 전면에 타 당 후보의 검증을 명목으로 내세워 상대 당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상 '흠집내기'가 아니냐"며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이 선거판 전면에 나선 까닭은 경쟁하는 상대 당 후보 검증을 통해 '이슈 몰이'를 하면서 지지층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한국당의 상대 당 후보 검증이 네거티브(흑색선전)냐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시각이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례가 없다. 실질적·일반적으로 후보의 검증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다 나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당이 나서서 네거티브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말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서로(이 후보와 한국당·남 후보)의 주장이 다르다"면서도 "네거티브는 사실과 다른 것을 말한다. 더 넓게 보면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것을 얘기하지만, 우리가 문제 삼는 네거티브는 근거 없이 왜곡하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형수에게 욕설한 사실을 인정하고 육성이 담긴 영상이 있기 때문에 전혀 근거 없는 네거티브가 아니라는 말로 해석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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