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의 '송파을 공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9일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확대회의에서 두 사람의 모습. /문병희 기자 |
안철수 "경쟁력 있는 후보로" vs 유승민 "공천은 원칙대로"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6·13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공천을 둘러싼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의 기싸움을 한 발짝 떨어진 곳에서 구경만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손학규 전략공천'을 놓고 안 후보와 유 공동대표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손 위원장은 "당의 입장에 따르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까닭이다.
앞서 안 후보의 입에서 '손 위원장을 송파을에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진수희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당공동위원장은 안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를 밝히며 공동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박종진 송파을 예비후보도 "전략 공천을 감행하면 탈당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다.
안 후보는 21일 '안철수 사당화'라는 지적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손학규 전략공천'을 직접 주장한 모습과 달리 다소 선회하는 방식으로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 후 기자들과 만나 송파을 공천에 대해 "오늘 중 지도부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제가 무슨 결정권이 있나. 저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제안의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당 지도부를 향해 "좋은 결정을 내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지만, 손 위원장 전략공천 입장을 철회하지도 않았다. 손 위원장의 의사를 확인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을 다 확인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지도부의 몫"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오후 서울시립대 성년의 날 행사에 참석한 이후에도 기자들에게 "정당에서의 원칙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유권자 앞에 내세우는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이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당내 갈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사진은 안 후보가 서울시립대 성년의 날 행사에서 이야기하는 모습. /안철수 캠프 제공 |
유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 후 "원칙대로 (공천을) 하는 게 당내 갈등도 없애고 당사자들도 승복하고, 원칙대로 하는 그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손 위원장은 불가하다는 의미를 담는다. 이미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경선으로 공천 방식을 결정하고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은 불가하다는 주장이다. 손 위원장은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당이 자신을 '추대'하지 않으면 직접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 위원장은 또, 안 후보와 유 공동대표의 공천 갈등에 대해서도 한 발짝 물러선 듯한 태도를 보였다. 송파을 공천갈등 당사자인 손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전부터 나 지금이나 (송파을 후보로) 나설 생각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박주선, 유승민 두 공동대표가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당초 21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송파을 공천 방식을 결정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면서 최종 결정은 23일로 미뤄졌다.
유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발대식 후 기자들에게 "당 결정은 최고위에서 경선 1위 후보를 의결하는 것이 원칙이고, 공천 원칙이 무너져선 안 된다"며 "공천 결과는 늦어도 23일 오전에는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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