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본무 회장이 故 노무현 대통령께 선물한 '약밤나무'
입력: 2018.05.22 15:30 / 수정: 2018.05.23 00:57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구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사후 추억이 있는 약밤나무를 봉하 마을로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이 고인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김 후보는 구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사후 추억이 있는 약밤나무를 봉하 마을로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이 고인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김경수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약밤나무를 선물한 사연이 알려지며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22일 고 구본무 회장과 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날은 마침 구본무 회장의 발인이 있던 날이다.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SNS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봉하 마을 약밤나무에 얽힌 사연'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먼저 "멀리서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고 구 회장의 명복을 빌었다.

김 후보는 구 회장에 대해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 깊은 분이었다. 우리 진주 분이기도 해서 더 그렇지만, 저는 회장님을 특별하게 기억한다"며 "2007년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갔을 때의 일이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김경수 후보는 22일 고 구본무 회장에게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문병희 기자
김경수 후보는 22일 고 구본무 회장에게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문병희 기자

그는 "그때는 대기업의 회장들도 동행해 남북경협 논의를 하기도 했고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함께 먹기도 했다. 대기업 회장들이 참석한 자리였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노 대통령님께서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면서 자그마한 밤이 참 맛있다고 다들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9년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뒤, 봉하 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였다. 구본무 회장께서 사람을 보내 봉하에 뭘 보내겠다고 연락을 줬다. 며칠 뒤 북에서 대통령이 드셨던 바로 그 약밤나무 묘목이 봉하로 왔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에 따르면 구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북측에 약밤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다. 이후 어렵게 구한 묘목을 구 회장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웠고,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 묘목을 키워 봉하 마을로 보냈다.

고 구본무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약밤나무가 봉하 마을 추모공원에 심겨 있는 모습. /김경수 후보 SNS 갈무리
고 구본무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약밤나무가 봉하 마을 추모공원에 심겨 있는 모습. /김경수 후보 SNS 갈무리

김 후보는 "사저 근처에 그 사연 많은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몇 해 전 대통령님 묘역 주변에 조성된 추모공원으로 세 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라며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 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이제 가신다 하니 그 인연이라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고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구 회장은 지난 20일 오전 9시 52분 숙환으로 서울대병원 입원 중 별세했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해 한남동 자택과 서울대병원을 오가면서 1년여 동안 투병생활을 해 왔다.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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