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김문수-안철수, 단일화한다면 누가 더 나을까
입력: 2018.05.21 05:00 / 수정: 2018.05.21 14:09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왼쪽)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오른쪽)의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김 후보 측이다. /더팩트DB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왼쪽)와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오른쪽)의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단일화를 언급한 것은 김 후보 측이다. /더팩트DB

'확장성' 면에선 '안철수 > 김문수' 예측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자유한국당 김문수·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3파전' 구도로 흘러가던 서울시장 선거에 변수가 생길 조짐이다.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 한참 뒤지고 있는 김·안 후보의 단일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두 후보가 실제로 단일화하기로 마음을 모은다면 누가 더 나은 후보일까.

단일화와 관련해 두 후보는 아직 서로 '간'만 보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운을 뗀 것은 김 후보였다. 김 후보는 지난 17일 "안 후보가 분명하게 정치적 소신과 입장을 밝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자유로운 정당활동 등에 대한 신념이 확립되면 동지로 생각하고 함께하겠다"고 했다. 조건을 내걸며 단일화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었다.

안 후보도 딱 잘라 거절하진 않았다. 안 후보는 "김 후보는 박 시장이 다시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며 "단일화를 한다면 시민들이 이길 수 있는 제게 표를 모아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끝내 '안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지난 3월 29일 '단일화'와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경쟁하고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라고 했었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런 태도 변화는 3자 구도로는 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단일 후보로 나서느냐다. 단순하게 두 후보가 합친다고 그대로 표가 몰리지 않는 것이 정치다. 오히려 단일화 후 표가 달아나는 경우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후보의 정치적 성향과 정책 방향성 등에서 판가름 난다.

한국당 후보인 김 후보는 '보수'다. 그는 엄밀히 따지면 보수 중에서도 '강성 보수'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왔다. 정책을 살펴봐도 김 후보는 각종 규제 철폐와 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바른미래당 후보인 안 후보는 보수에 가까운 중도라고 볼 수 있다. 한때 국민의당을 이끌며 중도 정치를 표방하기도 했던 안 후보는 정책적으로는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추구한다.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박원순 후보의 압도적 우세를 꺾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후보./이덕인 기자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박원순 후보의 압도적 우세를 꺾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후보./이덕인 기자

먼저 김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된다면 애초 김 후보를 지지했던 층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문제는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의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즉 '확장성' 부족이다. 김 후보의 성향적 편향성, 탄핵된 전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생긴 부정적 이미지 등이 빌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김 후보 1:1 구도 속에서 보수층의 결집이 강하게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안 후보로의 단일화다. 안 후보가 단일 후보로 될 경우 김 후보 지지층에서 일부가 등을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중도층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 김 후보와 차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안 후보가 김 후보보다는 확장성 면에선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박-안 후보 1:1 구도 속에선 갈피를 잡지 못하던 합리적 보수층과 중도층의 결집이 일어날 수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확장성 면에선 안 후보가 낫다고 볼 수 있다. 김 후보가 '강경한 보수'이기 때문인데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외연 확장면에선 더 앞선다"라며 "다만 단일화를 해도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샤이 보수층이나 중도에 가까운 보수층이 허공에 많이 떠돌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김 후보로의 단일화가 될 경우 우선 보수층의 대결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력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월간중앙이 의뢰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타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13~14일 조사, 서울시 거주 성인남녀 1009명 대상, 응답률 1.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누가 단일 후보로 더 적합한지에 대한 질문에 안 후보가 29.7%, 김 후보가 29.4%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수치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봤을 때 김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설 경우 안 후보 지지층에서 32.6%는 김 후보를 지지했지만, 23.3%는 박 후보 쪽으로 지지가 갈렸다. 나머지는 유보했다. 반면 안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김 후보 지지층에서 24.6%가 의견을 유보한 가운데 67.4%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 상대 지지층 흡수 면에선 안 후보가 더 앞섰다고 볼 수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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