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지방선거 관심 '뚝'…흥행 저조 원인은?
입력: 2018.05.20 05:00 / 수정: 2018.05.20 05:00
6·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져 선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 공식 일정에 나선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이세정 인턴기자
6·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져 선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운동 공식 일정에 나선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이세정 인턴기자

한반도 정세 둘러싼 북한 이슈 지속…지방선거 묻혀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1.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직장인 이유미(34·여) 씨는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묻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윽고 말문을 연 그는 "박원순 시장이 또 나오지 않나요? 또… 안철수?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선거 분위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 작년 대선 때와 달리 관심이 떨어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2. 이날 만난 인천 주안동에 사는 대학생 김준성(25) 씨는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인천시장 후보가 누군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자유한국당 유정복, 바른미래당 문병호, 정의당 김응호 후보가 본선을 치르는데 이 중 아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안다"고 답했다. 그는 "누가 누군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선거 분위기도 안 느껴진다"고 말했다.


6.13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시들하다. 지방선거는 광역·기초단체장과 지역구·비례대표 광역의원, 교육감 등을 뽑는 선거를 말한다. 그만큼 전국 각 지역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면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했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김 후보와 홍준표 대표가 서울시장·세종시장 추대 결의식 당시. /이새롬 기자
자유한국당은 김문수(왼쪽) 전 경기도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했지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김 후보와 홍준표 대표가 서울시장·세종시장 추대 결의식 당시. /이새롬 기자

지방선거의 무게감이 떨어져 관심도가 낮다는 시각이 있다. 가장 최근 시행한 각종 선거를 살펴보면, 지난해 5월 실시한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77.2%, 2016년 4월 진행한 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은 58%를 기록했다. 2014년 6월 실시한 6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56.8%로 집계됐다.

지방선거는 여러 부문의 후보가 난립하다 보니 유권자들의 시선이 분산돼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예컨대, 대선은 대통령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이지만, 10명 내외의 후보가 있다더라도 당선이 유력시되는 후보로 압축되기에 국민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7일 현재 7회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수(재보궐선거 후보 포함)는 1만 675명이다. 시·도지사 선거, 구·시·군의 장(長)선거 외 각종 선거들이 한꺼번에 치러지면서 유권자들이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을 생소하게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직장인 김송이(30·여) 씨는 "건물에 붙어 있는 구청장이나 구의원 후보 현수막을 보면 처음 보는 사람들뿐"이라며 "이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아마도 다른 주민들 역시 낯설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박원순 민주당 후보에 한참 아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안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며 유세를 펼치는 모습. /임세준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박원순 민주당 후보에 한참 아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안 후보가 지난 16일 서울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며 유세를 펼치는 모습. /임세준 기자

여야의 정쟁과 남북·한미·북미 정상회담 등의 정치 이슈가 부각되면서 선거가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못한다는 관측도 있다.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시기를 두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국내외 소식이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지방선거에 관한 뉴스는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점도 지방선거의 주목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민주당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50% 이상 지지율을 기록하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선거 열기가 뜨뜻미지근하다는 평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근 최대 이슈는 북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이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며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앞으로도 북한 문제가 최대 이슈로 있을 것이고, 때문에 지방선거의 관심이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 교수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민주당으로 치우쳐 있다. (지지율이) 비슷해야 사람들의 관심을 끌 텐데 그러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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