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기다림의 본회의장…"의장 오라고 해서 빨리해!"
입력: 2018.05.15 11:39 / 수정: 2018.05.15 11:39
국회는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들 사직 만료일인 14일 극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안건을 처리했다. 사직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지원(왼쪽) 민주평화당 의원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국회는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들 사직 만료일인 14일 극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안건을 처리했다. 사직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지원(왼쪽) 민주평화당 의원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하는 모습. /문병희 기자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 의원들 '인기 만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4명(더불어민주당 양승조·박남춘·김경수,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의 사직안건이 14일 저녁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가까스로 사직서 처리 시한을 맞췄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선거일 전 3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직서 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출마 지역의 재보궐 선거를 위해 이날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면서 본회의 개의를 반대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도 점쳐졌다.

애초 본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놓고 여야 협상이 불발되면서 4시로 밀렸다. 그러나 여야 원내대표 협상과 의결정족수(147명)가 미치지 못하면서 1시간 더 연기됐다. 오후 5시가 다다를 무렵. "총원 참석"이라는 당 지침에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로텐데홀에서 농성을 벌이던 한국당 의원들을 지나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이때부터 기다림의 시작이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기다리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기다림을 견뎠다. 사진은 추미애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김경수 의원과 사진을 찍는 모습./문병희 기자
정세균 국회의장을 기다리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기다림을 견뎠다. 사진은 추미애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김경수 의원과 사진을 찍는 모습./문병희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눴다.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다. 반대로 당 지도부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 속에 추미애 대표를 중심으로 대화했다. 협상 상황이나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였다. 의원 대부분은 휴대전화나 마련된 모니터로 기사를 읽었다. 표창원 의원은 유일하게 책을 읽었다. 저마다 기다림의 방식은 달랐으나 본회의 개의가 늦어질 줄 알고 있었던 모양새였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의원들의 인기는 단연 압도적이었다. 이재정·김병관 의원은 인천시장에 출마한 박남춘 의원과 '셀카'를 찍는 모습도 연출했다. '드루킹' 사건으로 야권의 표적이된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앉아 대기하던 의원들이 일어나 먼저 찾아가 손을 내밀었다. 추 대표도 김경수 의원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약 한 시간 뒤인 5시 56분께. 14석의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죽어가는 군산경제, 수수방관 정부여당'이라는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민평당 의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한 석이 아쉬운 민주당으로서 힘을 보태는 민평당 의원들이 고마웠던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연히 군산 경제를 살려야지!"라면서 맞장구쳤다.

본회의장에서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독서 삼매경에 빠져 이목을 끌었다. /신진환 기자
본회의장에서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독서 삼매경에 빠져 이목을 끌었다. /신진환 기자

20분쯤 지났을 때다. 박지원 민평당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의장 오라고 해서 빨리 (표결)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 같은 당 천정배 의원은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가려 하자 민주당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가 말리는 모습도 보였다.

박 의원은 한 번 더 일갈했다. "우릴 바지저고리로 생각하나. (의석정족수를) 채워줬으면 빨리해야지!". 잠시 뒤 이철희 의원이 인사차 민평당 의석 쪽으로 왔다. 박 의원은 또다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악수를 청하는 이 의원에게 손을 내밀면서도 "뭐야. 대체"라며 꼬집었다. 이 의원은 멋쩍게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기다림의 지친 민평당.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강조하려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를 바라보던 한 취재진이 나지막이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이) 배고프신가…."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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