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을 막고 '드루킹 특검 법안'을 동시에 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문병희 기자 |
김성태, 비상 의총 열어…김무성은 중진 의원 소환 '비밀회동'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국회의원 사직 건 처리만을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 저지를 위해 14일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 모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각양각색 행동들이 눈길을 끈다. 드루킹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의 뒤편에서 중진 의원들은 '특별한 회동'을 가졌다. 단식을 끝낸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농성을 진두지휘했지만, 금세 지쳐 벽에 기댄 모습이다.
이날 국회 본청 로텐더홀은 자유한국당 비상 의원총회로 원천봉쇄 됐다. '총동원령'으로 의원·당직자와 각 의원실 보좌진 등이 모두 모였다.
김 원내대표가 이들을 소집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회관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보좌진은 지금 즉시 특검 관철을 위한 총력투쟁 긴급 의원총회 장소인 본관 로텐더홀로 집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30여 개 가까이 깔린 대형 스티로폼에 한국당 의원들이 신발을 벗고 올라앉았다. 비상 의총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은 '댓글 공작 특검 거부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 '청와대 민주당은 즉각 특검 수용하라', '특검법안 처리 거부 국회 정상화 반대인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스티로폼에 앉아 구호를 외쳤다.
지난 11일 단식을 끝낸 김성태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려는 의원직 사퇴 처리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참정권을 보장하는데 국회가 이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드루킹 특검은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을 풀기 위한 특검"이라며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두려운 구석이 없다면 떳떳하고 당당하게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드루킹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 이후 권성동, 김영우, 전희경, 이은재, 박인숙, 성일종 의원 등의 발언이 차례로 이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스티로폼을 뒤로 더 깔라고 주문하며 농성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참을 열정적으로 로텐더홀 농성을 지휘하던 김 원내대표는 체력이 부친 듯 뒤편에 마련된 의자 위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한쪽에서는 또 다른 회동이 눈길을 끌었다. 김무성 의원은 자신의 앞에 앉아있던 이주영 의원의 어깨를 툭툭 친 후 농성 뒤편으로 불렀다. 이후 김 의원이 소환한 나경원·주호영·조경태·정진석 의원들은 김 의원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낮은 목소리로 '그들만의 회의'를 이어갔다.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은 농성장 한편에 중진의원들을 불러 비밀스러운 논의를 했다. /김소희 기자 |
15분쯤 무언가를 논의하던 중진 의원들은 10시 23분쯤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한쪽에 앉아있던 김 원내대표를 격려한 이들은 그와 함께 국회 의장 접견실 쪽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10시 30분으로 예정된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정례회동을 대비해 의장실 옆 회의실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김 원내대표는 오후 10시 46분이 돼서야 의장 접견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농성장과 마찬가지로 드루킹 특검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