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동병상련'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조용한 배현진 응원
입력: 2018.05.14 00:05 / 수정: 2018.05.14 00:05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자는 13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개소식엔 배 후보가 몸담았던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자리를 채우며 끈끈한 정을 과시했다. /송파=문병희 기자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자는 13일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개소식엔 배 후보가 몸담았던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자리를 채우며 끈끈한 정을 과시했다. /송파=문병희 기자

"정권교체 후 언론탄압"…'출(出) MBC' 후 같은 처지 김장겸·배현진

[더팩트ㅣ송파=이원석 기자] 정(情) 중에서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이 가장 깊다고 했던가. 김장겸 MBC 전 사장이 비슷한 시기 '출(出) MBC'의 시련을 함께 겪은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재보궐 국회의원 후보(전 MBC 앵커)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찾아 조용한 응원을 보냈다.

13일 오후 배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송파구 잠실동에서 열렸다. 많은 지지자들과 정치권 관계자들,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홍준표 대표와 홍문표 사무총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도 총출동했다. 그 어떤 선거사무실 개소식보다도 붐비는 듯했다. 40평 남짓한 사무실에 사람이 꽉 들어차 한 걸음을 옮기기도 쉽지 않을 정도였다.

배현진 후보가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배현진 후보가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배 후보는 이날 개소식에서 "어떤 어르신께서는 제가 당선되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미 거리에서 기적은 일어났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곳 송파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바로잡겠다"며 "아침 인사를 나가면 창문을 내리고 버스 창문 안에서 손을 흔들고, 제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어머님이 한두 분이 아니다. 아침 출근길 바삐 달려가면서도 '힘내세요'를 외치는 청년들도 많다. 그 목소리를 기억하고 저 높은 중앙당이 아닌 송파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홍준표 대표는 축사를 통해 배 후보 전폭 지원에 나섰다. 홍 대표는 "강 효상 실장을 시켜 네 번이나 찾아가 설득해서 데려왔다"며 "속이 꽉 차고, 똑똑하고, 소신 있고, 그래서 송파에서 앞으로 큰 인물이 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배 후보를 치켜세웠다.

배현진 후보가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김장겸(오른쪽) 전 사장과 최재혁 전 제주MBC 사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병희 기자
배현진 후보가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김장겸(오른쪽) 전 사장과 최재혁 전 제주MBC 사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병희 기자

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은 당 지도부의 총출동으로 무척이나 뜨거웠다. 참석자들은 '배현진'을 외쳤고, 배 후보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한 사람이 등장했다. 바로 김장겸 전 MBC 사장이다. 그는 최재혁 전 MBC 제주 사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사장은 해임된 이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왔다. 이날도 그는 앞으로 나서지 않고 지지자들 속에 조용히 서있었다. 김 전 사장과 최 전 사장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배 후보의 미소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응원했다.

다만 김 전 사장은 이날 주변을 극도로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김 전 사장을 발견한 기자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다소 불편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자신을 향해 시선이 쏠리자 곧 최재혁 전 사장과 함께 자리를 떴다. 최 전 사장 역시 노조로부터 '적폐 사장'으로 지목되며 결국 해임된 인사다.

김 전 사장이 이날 배 후보의 사무실 개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것은 '동병상련'의 정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박근혜 정부 당시 MBC의 '적폐'로 지목된 대표적인 인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MBC를 떠난 공통점이 있다.

배현진 후보는 어떤 어르신께서는 제가 당선되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미 거리에서 기적은 일어났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문병희 기자
배현진 후보는 "어떤 어르신께서는 제가 당선되는 것이 기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미 거리에서 기적은 일어났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문병희 기자

김 전 사장은 취임한 지 8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의해 해임됐다. 정권교체 이후 이뤄진 일이었다. 해임 사유는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훼손 △노조 탄압과 인권 침해 △방문진 경영지침 불이행 등이다. 김 전 사장은 노조로부터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고발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후 박근혜 정부에 대한 편파적 보도 등으로 비판을 산 바 있다.

MBC 뉴스데스크 간판 앵커였던 배 후보는 지난해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한 직후 앵커직에서 교체됐고, 지난 3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배 후보는 지난 2012년 MBC 노조 파업에 동참했다가 돌연 파업 철회 및 노조 탈퇴를 선언한 뒤 뉴스데스크 메인 앵커로 복귀해 논란이 됐다. 그는 이후 MBC 내에서 대표적인 '적폐'로 지목받아온 바 있다.

위치와 과정은 조금씩 달랐으나 결국, MBC에서 나온 두 사람은 현재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후 시작된 탄압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은 해임 당시 공식 입장문을 내고 "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정권이 방송 장악을 위해 취임한 지 몇 개월 되지도 않은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려고 온갖 권력기관과 수단을 동원하는 게 정말 나라다운 나라인가"라고 따졌다.

배 후보 역시 정계 입문 이후 자신을 '언론 탄압 피해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배 후보는 지난달 30일 출마 선언에서 "지난 2012년 언론노조 주도의 파업이 100일을 맞았을 때, 저는 많은 고민 끝에 현업 복귀를 결정했다. 그때부터 저는 언론노조의 공공연한 적이 됐다. 메인뉴스 앵커가 파업에 참여할 때는 '투쟁의 아이콘'이었지만, 방송에 복귀하는 순간 배척과 타도의 대상이 됐다"며 "평생을 지키고자 소망했던 방송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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