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춘추聞] '밀당의 귀재' 트럼프 선택 "맞혔다? 물먹었네?"
입력: 2018.05.13 05:00 / 수정: 2018.05.13 23:30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발표를 미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 사실을 알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7일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더팩트DB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발표를 미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 사실을 알렸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7일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 /더팩트DB

<TF춘추聞>은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春秋館)을 드나들며 보고 듣는 짤막한 설왕설래(說往說來)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춘추관이라는 명칭은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기록을 맡아보던 관아인 춘추관·예문춘추관에서 비롯됐으며 '엄정하게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한일중 정상회의 한밤 일본-중국 '역사 직시' 샅바싸움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이번 주 '핫이슈'는 '북미정상회담' 장소 낙점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핵 담판'을 펼친다. 한반도 운전석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 여정에 몰두하는 한편 '조용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전날인 지난 9일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2년 반 만에 '한·일·중' 3국 정상 회의가 열렸다.

이러한 가운데 회의 공식 명칭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중·일'이란 표현을 관행적으로 써왔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은 한·중·일과 한·일·중을 혼용해서 표기했다.

청와대는 '한·일·중'을 공식 명칭으로 표기했다. 이는 외교적으로 의장국 순서에 따른 것으로, 올해는 일본이 의장국이며 다음이 중국과 한국 순이다. 다만 해당 국가는 자국을 앞세워 호칭하기에 '한·일·중'라고 표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가운데)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와 한·일·중 정상회의를 열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판문점 선언 지지를 이끌어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가운데)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와 한·일·중 정상회의를 열어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판문점 선언' 지지를 이끌어냈다./청와대 페이스북

○…같은 날 기자들은 자정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오전 3국은 일찌감치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특별성명을 채택하기로 결정했으나, 의장국 주도의 공동성명 채택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언제쯤 결과가 나오느냐"는 출입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일·중은 정상 회의 종료 후 약 12시간 만인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공동성명과 특별성명을 채택했다.

다음 날인 10일 청와대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일본 사이에 '역사적 직시'라는 키워드를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여부를 놓고 샅바싸움을 했기 때문에 (채택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한·일·중 정상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10일 외부 일정 없이 국정을 수행했다.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기로 한 터라 춘추관도 조용한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대신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 메시지와 영상으로 1년간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처음처럼 국민과 함께하겠습니다"가 서한의 첫머리였다. 이를 보고 우스갯소리로 "롯데 주류 주식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네"란 얘기가 나왔다.

또 문 대통령이 예고 없이 춘추관을 '깜짝 방문'하면서 "역시 디테일에 강하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줄 안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핵 담판을 펼친다./더팩트 DB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세기의 핵 담판'을 펼친다./더팩트 DB

○…같은 날 취임 1주년에도 기자들의 신경은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쏠려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 며칠 새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고 군불 때기만 하며 공식 발표를 차일피일 미뤘다.

기자들의 '감'상 이날 발표될 것으로 예측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날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고, 분위기가 좋았던 것으로 감지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억류된 3명과 함께 귀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내" 발표를 예고했다.

그러나 '럭비공'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당장 발표될 가능성도 있었다. 국내 언론에선 '단독' 기사로 '6월 12일 싱가포르'와 '6월 12일 평양'이란 기사가 잇따라 나왔다.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역시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밤 11시 37분께 그것도 트위터에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를 '깜짝 발표'했다. 이틀째 기자들의 '잠 못 드는 밤'은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사진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사진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청와대 페이스북

○…'판문점'을 내심 기대했던 청와대는 아쉬운 분위기였다. 11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북미정상회담 장소 낙점 과정에 대해 청와대 인지 시점(5월 4일)과 그런데도 기대를 걸었던 이유 등을 사후 설명했다.

일부 기자들은 "역시 알면서도 모른척했네" "트럼프는 왜 김정은 만나러 갈 생각 있다고 한 거야" "며칠째 기사로 평양 밀었는데 물먹었네" "재미로 지인들과 장소 맞히기 내기했는데 망했다" "싱가포르로 할 줄은 알았는데 트럼프 선택 치곤 밋밋하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라 역시 밀당의 귀재다 트위터만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나" "이제 좀 한숨 돌렸다 북미회담 장소 발표 때문에 긴장 모드였는데,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기자들은 3D 직업이다" 등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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