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북미회담] '6월12일' 트럼프-김정은의 빅 픽처?…한국당 '헉~'
입력: 2018.05.11 10:06 / 수정: 2018.05.11 11:53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기로 확정하면서 하루 뒤 열리는 6.13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최근까지도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평가 절하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이새롬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기로 확정하면서 하루 뒤 열리는 6.13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최근까지도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평가 절하하며 안보 이슈를 부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이새롬 기자

'안보 이슈 부각' 보수 진영엔 타격 가능성…민주당도 '불안 불안'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자유한국당이 '엎친 데 덮친 격'의 위기에 부딪혔다.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이 전국 지방선거 하루 전날인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10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깜짝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북미회담 바로 다음 날인 6월 13일은 전국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날이다.

이러한 일정이 한국당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이유는 보수 지지층을 결집할 가장 중요한 수단인 '안보' 이슈가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상실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지금까지 보수 진영은 여러 선거를 앞두고 남북 문제, 즉 안보 이슈들을 부각해왔다. 일반적으로 안보는 대화를 목표로 하는 진보 진영을 상대로 보수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당은 지난달 4월 27일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표현하며 평가절하 해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비핵화, 종전 추진 등의 사안에 일정 부분 합의에 이른 것에 대해 환영했지만 홍준표 대표는 "이번 남북 공동선언은 이전의 남북 선언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조차 명기하지 못한 말의 성찬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또 "김정은이 비공개 대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어떤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했는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런 류의 위장평화 회담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확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더팩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더팩트 DB

북미회담의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이번 북미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이루겠단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북한도 정확한 의사를 표하고 있진 않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이날(10일)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석방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긍정적 제스처이자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걸음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미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 했다. 미국인들을 석방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합니다"라고 오는 북미정상회담의 기대감을 높였다.

만약 북미회담에서 기대되는 대로 '비핵화' 혹은 '한반도 종전' 등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안보 이슈를 통한 선거전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게다가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어지고 있는 평화 무드 속에서 북미회담이 열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선거에는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에서 경제 문제 혹은 남북 문제가 보수, 진보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경제 문제는 아직까지 심판의 기준까진 아닐 것 같고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정말 그렇게 잡히면서 보수 정당에겐 치명적인 결과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자유한국당 내부 역시 난감한 분위기다. 다수의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6·12일 개최'에 대한 질문에 헛웃음을 지었다. 한 관계자는 "정말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다"며 힘없이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이 한국당에 꼭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오히려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북미정상회담에서 가장 기대하는 대목은 '비핵화'와 '종전 선언'이다. 만약 트럼프와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종료할 경우 한국당의 '위장평화쇼' 프레임이 주요해질 수도 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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