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하인드] '기자도 몰랐다' 文대통령 취임 1년 '깜짝·감동·배려'
입력: 2018.05.11 05:00 / 수정: 2018.05.11 05:00
취임 1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의 환호를 받았다./청와대 페이스북
취임 1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의 환호를 받았다./청와대 페이스북

춘추관 깜짝 방문-직원에 떡 선물-주민 초청 음악회에 친손자까지

[더팩트ㅣ청와대=오경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10일, 청와대는 차분했다. 대규모 기념식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효자동 주민'으로서 청와대 인근 주민들을 초청해 '이웃'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 문 대통령 내외는 그동안 고생한 청와대 직원들에게 '떡'을 선물했다. 기자회견도 하지 않았다. SNS(사회 관계망) 메시지와 영상으로 국민 앞에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대신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출입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소박하지만, 지난 1년을 함께 해온 사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 文대통령-김정숙 여사, 靑 직원들에게 '1st' 찍힌 떡 선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취임 1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백설기 등 떡을 선물했다고 청와대가 10일 인스타그램에 밝혔다./청와대 인스타그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취임 1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백설기 등 떡을 선물했다고 청와대가 10일 인스타그램에 밝혔다./청와대 인스타그램

문 대통령 내외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직원들에게 '떡'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는 10일 인스타그램에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이 도착했다"며 '1st'가 찍힌 백설기와 찡찡이(문 대통령이 기르는 고양이)를 떠올리게 하는 포크 홀더(?)까지"라며 "깨알 포인트가 가득한 배부른 선물이다. 국민 여러분 감사하다"는 게시글과 사진을 올렸다.

떡 선물 포장 위에 문 대통령 내외는 "지난 1년 간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직원들과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픈 하우스 행사'를 열고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 취임 1년 전날까지 '열일'…"일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서"

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전날까지도 국정에 매진했다. 한반도 비핵화 여정의 핵심인 북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9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판문점 선언'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를 비롯해 한·일 단독-확대 회담, 한·중 정상회담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3국 간 실무 협상은 이날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다음 날인 10일 문 대통령은 SNS 메시지에서 "일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1년 전 그날의 초심을 다시 가다듬습니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광장의 소리를 기억하겠습니다.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음, 많이 달라졌어, 사는 것이 나아졌어'라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평화가 일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바랐다.

◆ 김정숙 여사, 한부모 가족의 날 행사 '깜짝 방문'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 기념행사을 깜짝 방문했다./청와대 제공
김정숙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 기념행사'을 '깜짝 방문'했다./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김 여사도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열린 '한부모 가족의 날 제정 기념행사'를 예고 없이 찾았다. 김 여사의 방문은 주최 측에 알리지 않고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여사는 "오늘이 문재인 정부 1주년이 되는 날인데 지난 1년간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바로 한부모 가족과 함께한 일정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큰 기쁨이면서 동시에 힘이 드는 일이다. 한부모 가족이 사회적 편견이나 제도적 미비로 인해 양육이 더 힘들어지면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1월 '한부모가족지원법'이 개정되며 5월 10일이 '한부모가족의 날'로 제정된 것을 기념해 열렸다.

◆ 文대통령 예고 없이 춘추관 찾아…"자주 뵙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에게 취임 1년 소회를 밝히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춘추관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에게 취임 1년 소회를 밝히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오후 5시께 조용했던 춘추관이 술렁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 이상 청와대 참모진들은 비공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동반자로서 기자들에게 감사 인사와 소회를 밝혔다. 30분쯤 지났을까. 문 대통령이 '깜짝 등장'했다. '혹시'하는 기대는 있었지만, 기자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와~' 환호를 터뜨렸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장 입구서부터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들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숨이 가쁘게 느껴질 때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고생 많았습니다. 청와대 출입 기자가 과거에는 정치부 기자의 꽃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기피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쩌겠습니까. 1년 간 더 열심히 해야죠. 지금까지 저도, 청와대도 국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지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언론에서 국민들께 잘 전달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지난 1년간 언론 소통이 적었다'는 기자들의 하소연에 "사실 그렇게 하고 싶었다"며 "북미정상회담까지만 제대로 잘 끝나고 나면 그 뒤부터는 조금 여유 있게 (소통)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주 뵙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정 안 되면 피자라도 사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또, 문 대통령은 춘추관 밖에서 청와대 참모진 및 기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지난 1년을 정리했다.

◆ 청와대 인근 주민 초청 음악회 文대통령 '친손자' 등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0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인근 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었다. 사진은 무대 위에 친손자를 안고 인사를 하는 문 대통령 내외의 모습./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10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인근 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열었다. 사진은 무대 위에 친손자를 안고 인사를 하는 문 대통령 내외의 모습./청와대 제공

오후 7시, 청와대 경내엔 음악이 흘렀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에서 청와대 인근 주민 300여 명을 초청해 '달빛이 흐른다' 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로 인해 교통과 통행 등에 불편함을 겪었을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자'고 해 기획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삼청동 주민의 일원으로 잠시 무대에 올라 초청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은 "1년 전 오늘 국회에서 약식 취임식을 하고, 청와대로 들어올 때 우리 주민 여러분들께서 환영식을 해 주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아주 기억에 생생합니다"라며 "오늘 이 자리는 우리 주민 여러분께 드리는 저와 우리 아내, 우리 부부와 청와대 식구 모두가 주민들께 드리는 특별한 그런 감사 선물이라고 여겨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친손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아이는 제 손자입니다. 제가 친손자, 외손자 한 명씩 있는데 얘는 제 친손자입니다"라며 친손자에게 "자, 인사해야지"라고 말했고, 이에 친손자가 "안녕하세요"라고 하자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음악회는 김형석 작곡가가 'Mr. President'를 피아노로 연주하면서 시작됐고, 이어 '나였으면', '기대'로 잘 알려진 가수 나윤권 씨가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을 노래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의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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