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1년] '제1 야당' 한국당, 정부 견제 통했나?
입력: 2018.05.07 00:00 / 수정: 2018.05.07 17:22

자유한국당은 최근 김성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일엔 김 원내대표가 단식 투쟁 중 30대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은 6일 김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모습. /국회=임영무 기자
자유한국당은 최근 김성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일엔 김 원내대표가 단식 투쟁 중 30대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은 6일 김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모습. /국회=임영무 기자

한국당 초·재선 "잘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최악"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지난해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실시된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9년 만의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정권교체로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은 야당으로 처지가 바뀌게 됐다.

그래서인지 한국당은 요즘 '열일(?)' 중이다.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남북 정상회담' 등의 현안과 관련해서 국회에 천막도 치고, 내리는 빗속에 우비도 입고, 단식도 한다. 야당으로서 견제와 비판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시작부터 특별했고 여러 국가적 행사와 사건 사고도 많았던 문재인 정부 1년, 그 가운데 여러 방면에서 목소리를 높여온 한국당의 지난 1년 성적표는 어땠을까.

◆13.0% → 18.6% → 17.9%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발표한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한국당은 지난 1년 동안 큰 변화를 겪진 못한 것으로 해석됐다.

<리얼미터>가 매주 조사해서 발표하는 정당지지도를 살펴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첫 조사였던 2017년 5월 2주차 조사에서 한국당은 13.0%의 저조한 지지를 받았다(5월 10일 ~ 12일, 전국 성인남녀 1516명, 응답률 7.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 당시 한국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의 책임을 함께 졌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단 평가를 많이 받았다. 민주당이 44.7%의 지지를 받을 때였다.

문재인 정부 1년의 중간 시기였던 2018년 1월 1주차 조사에서 한국당은 18.6%의 지지를 받았다(1월 2일 ~ 5일, 전국 성인남녀 2010명, 응답률 5.7%,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2.2%p). 민주당은 48.3%가 지지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첫 조사(2017년 5월 2주차)보단 5.6%포인트가량 더 지지를 받은 모습이었다.

한국당은 제1 야당으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429조 원 규모의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현수막 시위를 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던 당시./이새롬 기자
한국당은 제1 야당으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429조 원 규모의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현수막 시위를 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던 당시./이새롬 기자

가장 최근 조사였던 2018년 5월 1주차 조사에선 17.9%가 한국당을 지지했다(4월 30일 ~ 5월 2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응답률 6.2%, 표본오차는 95 % 신뢰 수준에서 ±3.1%p). 민주당은 54.9% 지지를 받았다. 첫 조사와 가장 최근 조사에서의 한국당 지지도 차이는 불과 4.9% 포인트에 불과했다. 오히려 민주당은 10.2% 포인트나 지지도가 상승했다.

다른 여론조사들도 양상은 비슷했다. 보수 정권 출신 대통령의 탄핵 직후 한국당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에 가까웠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국민들은 여전히 한국당에 큰 지지를 실어주지 않고 있다(여론조사 관련 더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국당 초·재선 "잘하고 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 일부에게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1년 동안의 한국당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외로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야당이 오랜만이어서 조금 헤맸던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안정돼 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야당은 잘하나 못하나 욕을 많이 먹게 돼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현재 해야 하는 일을 충실히 해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특히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안보 위기다. 정상회담 이후 우리가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에서 바른 목소리를 내는 건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냉정한 평가를 내린 재선 의원도 있다. 이 의원은 "한국당이 국민의 시각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고 느낀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문제가 정말 많다. 그러나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건 우리 몫이고 앞으로 고쳐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자책을 했다. 그는 "야당이 여당을 견제하지 못했으니 잘 못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자기 멋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평론가들은 한국당의 1년을 최악이었다고 평가했으며, 그 중심엔 홍준표 대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홍 대표가 여의도 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 당시. /이새롬 기자
정치평론가들은 한국당의 1년을 "최악"이었다고 평가했으며, 그 중심엔 홍준표 대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홍 대표가 여의도 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 당시. /이새롬 기자

◆정치평론가들 "최악"…원인은 홍준표 대표?

정치 평론가들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한국당의 1년에 대해 한 목소리로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최악의 1년을 보냈다"며 "제1야당으로서 형식적인 위치 외에 실질적 수권 야당으로서의 인정을 국민들에게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성적을 매긴다면 C나 D다. F를 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한국당이 120명가량이 되는데 제대로 역할도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욕을 먹고 의원들이 지속적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한국당이) 탄핵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의 정당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중구난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정치평론가들은 한국당의 '리더십' 문제를 부정적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박상철 교수는 "홍준표 대표로 상징되는 리더십의 문제가 크다"며 "그 자신의 스타일로 당을 장악한 것은 좋았지만 실질적 변화, 개혁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홍 대표가 혼자 독주하는 가운데 나머지 의원들의 여러 지혜를 모으는 등의 슬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도 부정적 인상이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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