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리얼미터가 CBS(2018년 5월 1주차는 TBS)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 그래프. |
대한민국은 지난해 5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장미 대선'을 치렀다. 정국은 혼란스러웠고, 경제, 외교와 안보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인수위원회를 통한 정권 이양도 없었다. 당선과 함께 취임이었다. 19대 대통령 선거는 이런 혼란 속에서 치러졌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명령받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취임한 문 대통령이 어느덧 임기 1년이 됐다. <더팩트>는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인 문 대통령의 지난 1년을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北 때문에 떨어진 지지율 北으로 회복…83% 넘는 조사도
[더팩트 | 김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역대 최고치 지지율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지율이 남북 정상이 만나 '평화·번영·통일'을 명시한 '판문점 선언'으로 다시 회복한 것은 주목할 점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남북정상회담 효과로 급등한 것으로 3일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문 대통령의 취임 52주차(5월 1주차) 주중 지지율(국정 수행 긍정평가)은 78.3%다. (지난달 30일, 지난 2일 tbs 의뢰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 조사, 응답률 6.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4주차 84.1%와 같은 해 6월 1주차 78.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리얼미터는 취임 초반 새 정부에 대한 기대 효과와 이전 정부와 대비되는 기저 효과가 있던 점을 감안해 사실상 취임 이래 최고 지지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해석했다.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확산되면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 선 아래로 붕괴했다. 사진은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문 대통령 모습. /청와대 제공 |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를 보면 북핵과 남북 관계의 변화가 주로 영향을 미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조사를 보면,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3일 이상 종합 집계에서 70% 아래의 평가를 받았다.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급격히 하락한 것인데, 추석 연휴를 전후로 전쟁설까지 나오며 65.6%까지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후 한동안 60% 중후반대에서 보합세를 보였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두 달 만에 70% 선으로 올라섰다. 정부의 한중 합의문 발표 이후 사드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의 회복조짐이 나타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정상 외교 소식이 확산되면서 안보, 경제 외교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특히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 이후 2018년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의혹'에 대한 반작용 등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천 화재 참사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2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을 방문하고 있는 문 대통령 모습. /제천=임세준 기자 |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국정지지율 68.5%로 마감했다. 제천 화재 참사 책임 논란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중동 특사 파견 논란 등으로 67.7%로 내렸다가 박근혜 정부 위안부 이면 합의 논란과 특사 단행으로 69.3%까지 올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1월 4주차, 최저치인 60.8%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가 공들여 추진한 북한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가 외려 국정수행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쳤다.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34.6%까지 달하는 등 부정적인 관점이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가상화폐 규제 논란 등도 지지율 하락을 유도했다. 60% 선까지 붕괴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전후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등락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장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참석해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모습. /임영무 기자 |
하락했던 지지율은 평창올림픽 마지막 주 회복했다. 2월 4주차 집계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6.5%로 조사됐는데,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 달 넘게 60% 초반에 머물렀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5% 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도 29.3%로 조사됐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14일 검찰에 소환됐고, 정의용·서훈 대북특사단이 중국과 러시아, 일본 방문을 비롯해 한미 한일 정상통화, 정상회담 구성 등 대북 관련 훈풍이 불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치솟아 80%대를 기록했다는 조사가 나온다. 사진은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여기에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적 관심 속에서 성공함과 동시에 판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문 대통령 취임 51주차(4월 4주차) 지지율은 70%를 기록했다. 52주차에는 78.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주 대비 8.3% 포인트 올랐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도 9.3% 포인트 내린 15.5%로 집계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83%까지 상승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3일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이같이 나왔다. 이는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치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1년차 지지율은 노태우(1989년) 45%, 김영삼(1994년) 55%, 김대중(1999년) 60%, 노무현(2004년) 25%, 이명박(2009년) 34%, 박근혜(2014년) 56%였다. 이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1년간 실시한 정책 가운데 대북 정책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