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아군? 적군?…손학규 "선대위원장 모두 반대…文 부러워"
입력: 2018.05.03 13:03 / 수정: 2018.05.03 13:03
이날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 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한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준비한 글을 읽고 있는 손 전 고문과 이를 바라보는 유승민 공동대표. /김소희 기자
이날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 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한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준비한 글을 읽고 있는 손 전 고문과 이를 바라보는 유승민 공동대표. /김소희 기자

손학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안철수·유승민 '당황'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많은 사람이 반대했습니다. 지지자들 거의 모두가 반대했고, 저의 정치 행보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던 가족들도 반대했습니다. 특히 제가 한동안 살았던 호남 지방의 여론은 심각했습니다. 수도권 지역의 호남인들도 반대가 아주 심했습니다. 바른미래당과 안철수 개인에 대한 반감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러움을 금할 수 없고, 시샘이 되는 마음까지도 생기는 것을 어쩔 수 없습니다."

3일 바른미래당의 6·13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으로 정계에 복귀한 손학규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의 발언이다.

작년 국민의당 대선 경선 패배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난 뒤 1년여 만에 이뤄진 손 전 고문의 컴백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이 국회 바른미래당 대표실에 자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방 일정이 겹친 박주선 공동대표를 제외하고 유승민 공동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이혜훈, 이언주, 하태경, 지상욱, 정운천, 이학재, 이찬열, 김수민, 신용현, 김삼화 의원 등 소속 의원들이 총출동해 손 위원장을 환영했다.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함께 자리한 유승민 공동대표는 "제가 2000년 2월에 정치를 처음 할 때부터 오늘까지 18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손학규 대표의 정치 철학을 존경해왔다"며 "거듭 환영의 말씀을 드리고 곧 선대위에 대해 상의하고 구성해서 시작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정말 든든하다"며 "손 전 고문과 함께 승리할 것이다. 바른미래당을 구심점으로 집결해서 진정한 야당으로 우뚝 서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손 전 고문이 당 선대위원장직과 안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는 발언을 이어갈 차례가 됐다. 자리한 당 관계자들은 웃음기 띈 얼굴로 손 전 고문의 발언을 기다렸다.

손 전 고문은 "오늘 저는 바른미래당 선거대책위원장 및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그의 입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언급됐다. 남북정상회담 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 86%를 넘어섰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60%에 달했다고 여당과 정부를 추켜세웠다.

손 전 고문이 입장하자 바른미래당 관계자가 환영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손 전 고문이 입장하자 바른미래당 관계자가 환영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그러더니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 17곳 중 9개의 지역에만 후보를 내고 서울시장 선거 하나에만 기대를 해보고 있다"며 "서울시장 선거도 지지율이 50대 20대 16이다"라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안 후보는 짐짓 당황한 듯 손 전 고문의 대본을 쳐다봤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안 후보는 딱딱한 표정을 지었다.

손 고문의 발언이 이어졌다. 손 고문은 주의 사람들을 비롯해 호남 지방, 호남 출신 사람들이 자신의 바른미래당 합류를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바른미래당 합당 과정에서 심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탈당은 하지 않았으나 당의 행사에 전혀 참가하지 않았다"며 "오늘 처음으로 당 행사에 나온 저로서는 마치 새로 입당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이때 유 공동대표도 손 고문의 대본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의 수락사는 한참 동안 계속됐다. 이날 손 전 고문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선대위원장보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에 집중된 듯했다. 유 공동대표와 안 후보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 역시 초조한 표정으로 손 전 고문을 봤다.

손 전 고문은 수락 기자회견 말미에 비로소 "4차 산업혁명의 전문가 안철수는 세계의 변화를 안다"며 "서울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4차 산업혁명 기지로 만들어서 젊은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을 줄 것"이라며 안 후보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에 서툴렀던 안철수가 인재경영으로 서울을 바꿀 것"이라며 웃으며 안 후보의 팔을 다독였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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