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만찬도 '화기애애'…文 "자유롭게 오갈 그날을 위하여"
입력: 2018.04.27 21:22 / 수정: 2018.04.27 21:4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판문점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위한 환영만찬을 열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판문점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위한 환영만찬을 열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환영사·건배 제의 이후 김정은 답사·건배 제의

[더팩트ㅣ판문점 공동취재단·오경희·김소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위한 환영만찬을 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도 남북 평화와 번영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후 6시 30분 판문점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김 위원장과 리 여사를 비롯한 남북 양측 수행원들을 위한 환영만찬을 개최했다.

북측에선 김 위원장 부부를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26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선 문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가수 조용필 씨, 가수 윤도현 씨 등 32명이 참석했다.

남북 정상의 환영만찬은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아리랑'의 전통악기 연주로 시작됐다. 이후 제주 초등학생 오연준 군이 김광석의 '바림이 불어오는 곳을 독창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 부부 환영만찬에서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맞이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오신 남북 8000만 겨레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 부부 환영만찬에서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맞이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오신 남북 8000만 겨레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오 군이 두 번째 노래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정숙 여사와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따라 부르기도 했다. 오 군의 노래가 끝나자 김 위원장, 리 여사, 김 부부장 모두 얼굴 앞으로 손을 올려 손뼉을 쳤다.

이후 문 대통령의 만찬 환영사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의 관심이 우리에게 모였다. 역사적 사명감으로 우리의 어깨는 무거웠지만 매우 보람 있는 하루였다"고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측 속담에 '한 가마 먹은 사람이 한 울음 운다'고 했다. 우리는 찾아준 손님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야 마음이 놓이는 민족"이라며 "김 위원장이 특별히 준비한 평양냉면이 오늘 저녁의 의미를 더 크게 해주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한 자리에 앉기까지 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다"면서 "한반도와 전세계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맞이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오신 남북 8000만 겨레 모두 고맙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환영사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잃어버린 11년'을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것을 보며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다"며 "그 후 10년 우리는 너무나 한스러운 세월을 보냈다. 김 위원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 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측에서는 건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위하여'라고 하겠다"며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그리고 이 자리에 같이한 남측의 여러분, 이렇게 자리를 함께해 감개무량함을 금할 수 없다"며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북측 사람인지 누가 남측 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모습이야말로 진정 우리는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게 한다. 가슴이 몹시 설레고 꿈만 같고 반갑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악몽 같던 북남 사이의 얼어붙은 긴긴 (단절과) 이별한다고 선고했으며 따뜻한 봄의 시작을 온 세상에 알렸다"며 "우리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지만, 이 숭고한 사명감을 잊지 말고 함께 맞잡은 손을 굳게 잡고 꾸준히 노력해 걸어나가면 좋은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합의한 대로 수시로 때와 장소를 가릴 것 없이, 격식 없이 문 대통령과 만나 우리가 갈 길을 모색하고 의논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 제가 걸어서 온 여기 판문점 분리선 구역의 비좁은 길을 온겨레가 활보하며 쉽게 오갈 수 있는 대통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만찬 식탁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 해삼 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의 유기농 쌀밥, 문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낸 부산의 달고기구이 등이 올랐다.

북측은 평양 옥류관 수석 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해 만찬장으로 '현지의 맛'을 공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주로는 면천두견주와 문배술이 제공됐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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