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文-金, 남북한 정기 담은 물·흙으로 '1953년생' 소나무 식수
입력: 2018.04.27 16:36 / 수정: 2018.04.27 17:29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양 정상이 기념 식수를 하고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양 정상이 기념 식수를 하고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식수 표지석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 새겨져

[더팩트ㅣ판문점 공동취재단·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심었다.

남북 정상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남북 정상회담 오후 첫 일정으로 군사분계선 인근 '소떼 길'에서 함께 식수 행사를 했다. 쉽게 풀이하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기념하여 나무를 심는다는 것이다. 두 정상이 심은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생으로 정부대전청사 정원에 있던 '반송'이다.

식수 행사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 만큼 남북 간에 원만한 관계가 지속하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겼다. 또 민족성을 강조하는 뜻도 포함됐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념식수목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로 정했다"고 밝혔다.

'소떼 길'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할 때 지났던 길이다. 고 정 회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 인근의 길 이름을 만든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가져와 섞어 놓은 흙을 세 차례 삽으로 뜬 뒤 소나무 하단에 덮었다. 이후 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줬다. 이는 양측의 영토에서 길어온 물과 흙을 준 것은 남북 간 화합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두 정상은 함께 식수 표지석의 제막을 걷어냈다.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으며, 남북 정상의 서명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식수 행사를 마친 뒤 "모두가 마음가짐을 흙이 되고 흙이 되면은 어렵게 찾아온 새 봄을 이 기 기운을 잘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념 식수 행사는 우리 측에서 나무와 표지석 글귀를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은 이를 수락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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