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임종석이 밝힌 '남북정상회담' 3대 의미와 고민
입력: 2018.04.17 17:57 / 수정: 2018.04.17 17:57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17일 오후 준비위원장인 임종석(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은 춘추관을 찾아 회담의 의미와 과제 등을 설명했다. 사진은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임동원 단장과 대화를 나누며 청와대 충무실로 입장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17일 오후 준비위원장인 임종석(왼쪽) 대통령 비서실장은 춘추관을 찾아 회담의 의미와 과제 등을 설명했다. 사진은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12일 오후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가운데 임동원 단장과 대화를 나누며 청와대 충무실로 입장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회담 전 서훈·정의용 평양방문 가능성"…생중계·리설주 동행 등 후속 논의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남북 정상은 오는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춘추관을 찾아 이번 회담의 '3대 의미'와 고민을 풀어놨다.

임 실장이 밝힌 첫 번째 의미는 '회담 장소'다. 그는 "판문점에서 회담이 열린다는 것은 처음으로 북쪽의 정상이 남쪽을 방문한다는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면서 "이번 회담의 평가가 좋으면 판문점 회담이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여부가 굉장히 저희들한테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그래서 일체의 의전이나 행사를 과감하게 생략한 중요한 의제에 집중한 실질적인 회담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남북 회담→북미 회담→남북미 회담' 연쇄 성사 여부다. 임 실장은 "아시다시피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미회담,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성격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간 남북 간에 많은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 이행이 지속되기 어려웠던 것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 또 그 사이에서의 한미 간에 소통의 정도, 이런 것이 잘 조화되지 않은 데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청와대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던 당시./청와대 제공
사진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청와대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던 당시./청와대 제공

특히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실장은 "과거 6.15나 10.4 정상회담도 북미대화와 함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의사항이 전면적으로 이행되는 데는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 현실 외교 정치에서 중요한 방향 전환이라고 하는 것은 최소한 미국의 인내와 동의가 없이는 어려운 것이다. 이건 제 얘기가 아니고, 사실 독일의 통일 주역이었던 빌리 브란트 총리 비서실장이었던 에곤 바르의 이야기다"라고 했다.

그는 "저희가 남북 간에 대화를 하는데 1의 공을 들였다면, 사실 한미 간에 소통을 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준비하는데 적어도 3 이상의 공을 들였다. 그래서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이 함께 가고 있다는 이것이 그동안 저희가 풀지 못했던 근본적인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 번째는 '회담 의제'다. 임 실장은 "이번 회담이 '핵심 의제'에 집중하게 되는 회담이라는 것"이란 점을 주목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나 항구적인 평화정착, 그로 인한 획기적인 관계 개선, 이것은 남북관계 개선만이 아니라 북미관계, 또 한반도 주변지역에서의 관계 개선까지 도모하는 조심스러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희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라고 짚었다.

다만 준비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회담의 결과물이 '4·27 선언'이 될지, '판문점 선언'이 될지 고심해서 마련 중이며, "뼈대는 마련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세 차례 검토를 했다"고 임 실장은 설명했다. 당장 18일 예정된 의전·경호·보도 남북 실무회담 이후 고위급 회담 테이블에 이 안건이 오를 전망이다. 또 임 실장은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서훈 국정원장이나 정의용 실장의 평양방문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언급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평화의 문제가 새로운 시작으로 이번 회담이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서 발언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임종석 비서실장은 "평화의 문제가 새로운 시작으로 이번 회담이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사진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서 발언하는 모습./청와대 제공

가장 관심을 끄는 '생중계 여부'와 관련해서 임 실장은 "생중계를 하는 방향으로 내일(18일)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것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여러분께 공지를 드려서 필요한 준비를 저희 홍보분과와 함께할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당일 동선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동반 여부, 공동기자회견 등은 회담 당일까지 '깜깜이'일 가능성이 높다.

임 실장은 "정상회담 당일 동선은 마지막까지 확정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 문제가 갖는 특성상, 어찌 보면 어느 정도 공감이 이루어지더라도 마지막 당일까지도 미합의 부분이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설주 여사 동행 여부 역시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 중요한 협의의 과제로 남아있고 혹은 마지막까지도 같이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는 코앞으로 다가온 회담 준비에 점차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임 실장은 "물론 우물가에서 숭늉 찾을 수 없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마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평화의 문제가 조심스럽지만 새로운 시작으로 이번 회담이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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