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금태섭·송호창·장진영…안철수 곁을 떠난 변호사들
입력: 2018.04.16 00:00 / 수정: 2018.04.16 00:00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호창 전 의원은 더이상 안철수의 사람이 아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도 독립할 채비를 하고 있다. /더팩트DB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호창 전 의원은 더이상 '안철수의 사람'이 아니다. 장진영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도 독립할 채비를 하고 있다. /더팩트DB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더팩트 | 국회=김소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특기는 '인물 영입'이다. 비록 바른미래당이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안 위원장은 여전히 인재영입에 자신감을 보인다. 바른미래당이 출범하면서 스스로 당 대표 자리를 고사하고 인재영입위원장 직책을 짊어진 것도 연장선에 있다.

특히 안 위원장은 법조인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12일 7차 인재영입 발표에서 소개된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 김상채 변호사(법무법인 한국)를 비롯해,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원해온 정수경 변호사, 워킹맘이자 변호사인 신혜원 전 국회예산정책처 행정사무관, MBC '무한도전'에서 이름을 알린 최단비 변호사가 그 예다.

안 위원장의 법조인 사랑은 '안철수의 남자'로 거론됐던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호창 전 민주당 의원, 장진영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영입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안 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복심(腹心)으로 활약했다.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 된다'는 말도 세 사람 모두에서 통한다.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 외에도 세 사람은 '굿바이 안철수'를 공식화했다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다만, 금 의원과 송 전 의원은 단순한 이별이 아닌 안 위원장에 실망했다거나 배신당했다며 곁을 떠난지만, 장 후보자는 서서히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금태섭,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금 의원은 안 위원장을 끝까지 지킨 최측근이었다. 2012년 안철수 대선 캠프 상황실장으로 일했고, 그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 만들어졌을 때도 대변인 역할을 하는 등 안 위원장과 각별한 사이였다.

금 의원은 2014년 7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위원장과 결별을 선언했다. 애초 금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전략공천을 받지 못했다. 수원으로 나오라는 안 위원장의 제안은 스스로 거부했다.

이후 2015년 8월 금 의원은 저서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를 발간해 문재인 당시 후보와 단일화 실패했던 책임과 소통의 부재의 원인이 안 위원장에 있었다고 폭로했다. 금 의원은 캠프 내 비선 핵심으로 '시골 의사' 박경철 씨를 지목하고, 2012년 대선 당시 안 위원장의 사퇴를 '최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금 의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 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는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다.

송 전 의원이 더민주 컷오프 대상이 되면서 안철수 위원장이 있던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임영무 기자
송 전 의원이 더민주 컷오프 대상이 되면서 안철수 위원장이 있던 국민의당으로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임영무 기자

◆'안철수맨' 아픈 손가락 송호창

송 전 의원은 안 위원장의 뼈아픈 과거다. 송 전 의원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당시 '촛불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그는 경기 의왕·과천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지만, 같은 해 야권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의원 중 가장 먼저 안 위원장을 지지하며 탈당,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다.

원조 '안철수맨'으로 꼽히던 송 전 의원은 2014년 3월 안 위원장이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2014년 12월 안 위원장이 탈당한 이후 국민의당으로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다.

'안철수 신당행' 대신 민주당을 택했던 송 전 의원은 하위 20%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 되며 흠을 입게 된다. 이에 안 위원장의 국민의당에 합류해 다시 공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안 위원장도 당시 기자들에게 "송 전 의원에게 연락해 지금의 심경에 대해 물어보고 함께 의논하고 싶다"며 합류 제안 의사를 밝혔다.

송 전 의원과 결별로 안 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송 전 의원은 컷오프 명단에 포함된 이후 재심을 신청하지도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법무법인 동서양재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수임은 하지 않고, 소속 변호사로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영, '안철수 라인' 유효한가

변호사로서 SBS TV 프로그램인 'TV 로펌 솔로몬', '무한도전'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장 후보자의 정치 입문은 2015년 7·30 재보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 후보자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동작을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장 후보자는 이후 1년여 동안 민주당 86(80년대 학번·60년대생)그룹과 동고동락하며 우상호·이인영 의원을 비롯해 운동권 2세대 그룹과 친분을 쌓았다. 그러나 2015년 말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회의를 창당한 천정배 의원을 따라나섰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국민회의 대변인을 맡으며 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기회를 엿보던 장 후보자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서울 동작구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됐으나 낙선했다. 이후 당 대변인, 최고위원직을 맡으며 '안철수 사람'으로 거듭났다. 안 위원장을 비판하는 당내 호남파를 향해 "시정잡배만도 못한 말을 한다"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보자는 더는 '안철수의 남자'가 아닌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꾀하고 있다. 안 위원장과 아직 적대적인 노선을 타고 있지는 않으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맞붙어야 할 대결 상대가 됐다. 그는 지난달 26일 "젊고 매력적인 서울을 만들겠다며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안 후보자는 장 후보자의 요구로 당내 경선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그러나 장 후보자는 자신은 여전히 안 위원장의 최측근이 맞다고 주장한다. 장 후보자는 최근 cpbs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최고위원을 하는 동안 안 대표님 바로 옆에서 통합 작업에 앞장서왔다"며 "저는 누구보다 안 대표님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안 대표님을 도와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누구보다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k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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