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통령 개헌안 중 토지공개념 관련 부분에 '법률로써' 문구를 추가한 데 대해 '졸속 개헌'을 주장하자, "단순 자구 수정"이라고 반박했다./더팩트 DB |
진성준 정무기획 비서관 "단순 자구 수정, 브리핑할 필요 못 느꼈다"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청와대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통령 개헌안 중 토지공개념 부분과 관련한 '졸속 개헌' 주장을 반박하며, 정면 대응했다. 개헌안 발표 후 '법률로써'라는 문구를 추가한 데 대해 "단순 자구 수정에 브리핑할 필요를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은 11일 오후 5시께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가졌다. 진 비서관은 "'법률로써'를 추가한 것을 일부러 숨긴 게 아니냐는 보도가 있던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나 의원은 2시간 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토지공개념 관련 부분에서 '법률로써'라는 표현이 추가된 데 대해 "청와대 개헌안이 아주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졸속 개헌을 사과하고 도둑 수정한 128조에 대한 수정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전날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도 패널로 출연해 같은 주장을 제기해 유시민 작가와 설전을 벌였다.
청와대가 지난달 22일 법제처에 심사를 요청한 개헌안 초안엔 토지공개념과 관련해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후 지난달 2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록한 정식 개헌안에서는 '법률로써'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나 의원은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조국(가운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성준(왼쪽) 정무기획비서관, 김형연 법무비서관이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대통령 개헌안 초안을 발표하던 당시./청와대 제공 |
이와 관련해 김형연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토지공개념과 관련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의) 자문 안에는 '법률로써'라는 문구가 없었고, 3월 22일 발표 안 초안에도 없었다"며 "법제처의 심사의견을 받아들여 정식 개헌안에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비서관은 "기본권 제한은 법률로만 할 수 있다는 게 헌법의 기본 원리"라며 "법제처는 이런 점을 전제로 하면서 (토지공개념의) 의미를 명확히 하자는 차원에서 '법률로써' 문구를 삽입하자는 심사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진 비서관은 "단순한 자구의 수정, 표현의 변경에 대해선 (브리핑을) 생략했다"며 "토지공개념과 관련된 문제, '법률로써'의 문제도 그저 표현을 명확하게 한 것일 뿐이라 구태여 브리핑할 필요를 못 느꼈고 일부러 숨기려 했던 게 아니다"라며 나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미 법제처의 심사의견을 받아 조문 내용 변경을 브리핑했던 바 있고, 그건 조문 내용이 변경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봐 브리핑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기 전날인 지난달 25일 법제처의 심사결과에 따라 선거연령 부분(개정안 25조) 및 부칙(제1조 제1항) 등 일부 조항을 수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