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행정대상' 양준욱 서울시의장, 신의(信義)정치 실천 '눈길'
입력: 2018.04.03 05:00 / 수정: 2018.04.03 06:15

양준욱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에 서울 강동구청장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에 나서야 함에도 자리를 지키며 의회 공백을 끝까지 메워 눈길을 끌고 있다. 양 의장의 이런 정치적 행보는 선거로 뽑아준 강동구민들과 서울시민들에 대한 신의 정치로 정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더팩트 DB
양준욱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에 서울 강동구청장 출마를 위해 예비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에 나서야 함에도 자리를 지키며 의회 공백을 끝까지 메워 눈길을 끌고 있다. 양 의장의 이런 정치적 행보는 선거로 뽑아준 강동구민들과 서울시민들에 대한 '신의 정치'로 정계에 귀감이 되고 있다. /더팩트 DB

'선의의 정치' 양준욱 "제9대 서울시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2018년 대한민국 행정대상을 수상한 양준욱(61.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의 '신의(信義) 정치'가 불신으로 얼룩진 국내 정가에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강동구 구청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지만, 서울시 의회의 마지막 회기를 원만하게 마무리 하기 위해 사적 활동을 뒤로 미뤄 놓고 의장 업무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의회의 한 관계자는 2일 "강동구청장 출마 생각을 굳힌 양준욱 의장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고 의회 마지막 회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 한편으로 안타깝다. 양 의장의 이런 점을 대한민국 헌정회를 비롯한 대외기관 에서도 높게 평가한 것 같다"면서 "불신과 배반으로 채색된 정계에 신뢰의 새바람을 불어넣는 정치 활동"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양준욱 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헌정회 후원 2018대한민국 행정대상 시상식에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회장으로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성숙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헌신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동구의회 재선을 거쳐 서울시의원 3선을 역임한 양준욱 의장은 제9회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20년 동안 지역발전과 시민행복을 위한 약속을 차근차근 이행해온 점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양 의장은 지난해에도 '2017 대한민국소비자대상', '제6회 글로벌 자랑스런 세계인 대상', '2017 지방의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등의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17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수상한 양준욱 서울시의장./더팩트DB
2017매니페스토 약속대상을 수상한 양준욱 서울시의장./더팩트DB

양 의장이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살벌한 정계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외부 기관의 높은 평가 외에도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시민들과 지역주민의 신의에 보답하며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시·도지사, 구·시·군의 장, 시·도의회의원, 구·시·군의회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 등록에 나서는 뉴스가 언론을 도배하고 있지만, 양 의장 만큼은 서울시 의회를 마지막 회기까지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서울시의원 106명 중 지난달 26일까지 총 24명(더불어민주당 22명, 자유한국당 2명)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경기도의회 의원 정원 128명 중 현재 총 16명이 사퇴한 것과 비교해도 상당한 숫자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놓은 이들이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 제59조와 제60조의 3에 근거,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 등은 선거에 입후보한 자와 그 가족 등에 한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또, 지방의회 의원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의회 의원이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전 3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지역주민을 만나기 위해 사퇴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당연하지만 의회의 공백이라는 부작용이 있다. 서울시의회의 경우 당장 오는 4일부터 13일까지 제279회 임시회가 개최되고 주요 안건 처리가 예정돼 있다. 또, 5월초에는 강동구민들의 숙원사업인 지하철 9호선 4단계 조기착공을 위한 예산 심의가 기다리고 있다.

양준욱 의장은 "정당 간의 갈등으로 정치권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투운동까지 정치권으로 번져 참담한 심정이다. 이럴 때 개인적 일을 먼저 챙기는 것은 정치적 소신을 떠나 의장으로서 강동구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비록 지역주민과 만나는 시간을 줄이더라고 의회 일을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게 대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준욱 서울시의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전에세이 자네가 고생을 제일 많이 했구먼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하를 해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양준욱 서울시의장(오른쪽)이 지난해 11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자전에세이 '자네가 고생을 제일 많이 했구먼'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하를 해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강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 1분을 쪼개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공직선거법 제60조의 3에 따른 ▲선거사무소 설치 ▲간판·현판·현수막 설치·게시 ▲명함을 나눠주거나 지지를 호소 ▲어깨띠 등 표지물 착용 ▲전화를 이용해 직접 통화하는 방식의 지지 호소 ▲예비후보자 홍보물 우편 발송 ▲예비후보자 공약집 1종을 발간·배부 등의 홍보를 할 수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아직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은 큰 모험이다. 양 의장도 법률에 따라 구청장 예비후보 등록 후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해야 하지만 성공적 의회 마무리를 위해 사퇴를 뒤로 미룰 것은 신의의 정치를 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욱 의장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의 뜻을 받들며 내일이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하루라도 빨리 의장직을 사퇴한 뒤 강동구청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싶고 지지자들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투운동의 여파로 다수당인 민주당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의장의 책임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당분간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서울시의회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며 제9대 서울시의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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